본문 바로가기

오늘 하루 중 일어난 사소한 이야기69

고1에 만난 그와 결혼하기 까지 고1 겨울. 학교 매점 앞. 그를 처음 봤다.항아리 모양 교복 바지.얼굴 가득한 여드름 자국.큰 체격.덤덤한 척 하지만 떨고 있는 목소리.첫인상은 별로였지만목소리가 좋았다. 나는 그와 친구로 시작해서 연인이 되고 길게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 부부가 된다.살면서 정말 많은 실수들을 해왔지만그와 인생을 함께 하기로 한 나를 정말 칭찬한다. 많이들 살면서 익숙해지고익숙함이 관계를 편하게 만들고 그렇게 서로 무심해져 가지만난 여전히 그의 목소리가 감미롭고그의 미소에 나도 미소를 짓는다. 난 매일매일 더 남편을 사랑하게 된다.능동적으로 더 상대를 사랑한다는 건정말 멋진 일이다. 2025. 3. 18.
남자 얼굴 절대 보지마. 남자 얼굴 절대 보지 마! 엄마한테 어렸을 때부터 주구장창 가훈처럼 들었던 말이다.그 말은 주문이 되었고난 세뇌된 것이 분명하다. 내 연애의 흔적과 최종적으로 남편까지상대의 외모를 본 적이 없다. 엄마의 말의 영향이 얼마나 지대한지를 내 삶을 통해 알았다.책임감이 무겁다.내 두 아이들에게 어떤 말을 해야 할지이 녀석들의 인생을 뒤흔들 테니.. 엄마의 말은 정말 중요하다. 2025. 3. 16.
엄마가 커야 아들이 큰다. 첫째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했다.입학식에서 느낀 공기가 강하게 기억에 남았다.내가 초등학교를 다니던 그 어린 시절이 일일이 기억이 나진 않지만갑갑하고 조용한 공기 냄새는 기억한다.그 시절의 공기 냄새와 아들의 입학식에서 느낀 공기 냄새가 같다. 이제 아들은 규칙과 규율과 학업이 중요한 시스템 안으로 들어갔다.학교라는 작은 사회에서 때로는 웃기도 때로는 울기도 때로는 실패하기도 때로는 성공하기도 할 테지만어떤 상태로 있더라고그의 옆에서 조용히 지지해 주려 한다. 나는 모범생으로 자랐다.모범생이어야 한다고 생각했고그 세 단어에 집착했다.이제야 그 틀에서 벗어났다. 내가 맡은 공기 냄새는 모범생으로 살던 시절의 익숙함과모범생을 탈피한 지금 그 틀을 거부하는 강렬한 느낌들이 뒤섞여 있었다.   나는 아들이 착한.. 2025. 3. 13.
너무 착한게 탈이라고 오해하는 이들을 위한 글. "나는 착한 것도 내 장점이 된다고 생각해~." 이혼 후 7개월 만에 재혼을 결심한 사촌동생을 만났다.지금 만나는 남자 말고도 이전 남자와 섣불리 결혼 이야기를 오갔기에현재 그녀의 결정에 대한 주위 가족들의 반응은 매우 회의적이고 비판적이다. 사촌 동생 수은이의 시선은 이렇다.난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해왔어.그럼에도 이런 이혼의 결과를 받은 것은 전남편이 무능했기 때문이야.나는 최선을 다했는데 왜 나한테만 자꾸 뭐라고 하는 거야.나도 자유롭게 하고 싶은 걸 다하면서 살고 싶어. 이전엔 누리지 못했으니까..지금 만나는 남자는 정말 배울 점도 많고 멋져.내가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그를 주위 사람들에게 제대로 소개할 수 없는 점이 너무 아쉬워.그래서 직접 만나보면 그의 훌륭한 점을 바로 알 수 있어.나는.. 2025. 3.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