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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중 일어난 사소한 이야기

더 살아볼 일이다.

by liogaddu 2025.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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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날이 올 줄 꿈에도 몰랐다.

 

내가 중고생이던 때

줄곧 외도를 하던 아빠는

내 혈액형을 빌미로 삼아 아예 집을 나갔다.

아빠는 AB형, 엄마는 O형, 나는 O형.

유전적으로 나올수 없는 조합이었다. 그 당시엔.

아빠를 너무나 사랑했던 나는 돌아오라고 했지만

니 아빠를 찾아가라며 매정하게 내쳐졌었다.

시간이 흘러 25살이었나?

유전자 검사를 했고 나는 99.9999..% 확률로 아빠딸이었다.

 

그렇게 상처가 깊었던 나는 그만큼 아빠를 미워하고 증오해 왔다.

그런데

그 증오와 미움이 나를 해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시작된 나와의 관계회복을 위한 공부.

더 많은 시간들이 흐르고 

결혼을 하고 아이 둘을 키우면서

나는 아빠를 이해했다. 

증오와 미움으로부터 해방되었다.

 

40이 넘어가면서 주변에서 슬슬 부모님의 부고 소식이 자주 들린다.

어제도 연락온 동료 장인어른의 부고 소식.

듣자마자 나는 내 아빠와 엄마가 건강하게 살아 숨 쉬고 있다는 자체에 감사의 마음이 들었다.

 

이런 날이 올 줄 꿈에도 몰랐다.

그 엄청난 미움과 증오 덩어리에서 괴로워하던 내가

아빠의 생존에 감사하는 마음이 들기까지..

 

역시 더 살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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