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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4. 남에게 '인정'받고 싶은 것은 '본능'이다. 남들이 나를 끊임없이 인정해 주기를 바라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여전히 관심을 갈망한다. 어릴 때부터 이런 딜레마에 직면했던 우리는 꽤 쓸 만한 해결책을 찾아냈다. 바로 '자아'를 만들어낸 것이다. 자아란 우리를 위로해 주고 '내면으로부터' 인정받았다고 느끼게 해주는 나 자신에 대한 이미지다. 자아는 나의 취향과 의견, 세계관, 가치관으로 구성된다. 자아상을 구출할 때 우리는 자신의 긍정적 측면은 강조하고 결점은 핑계를 대서 멀리 치워버리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여기에도 한계가 있다. 자아상이 지나치게 현실과 동떨어지면 남들이 우리를 그냥 두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남들은 어떻게든 우리가 그 차이를 인지하게 만들 테고, 그렇게 되면 우리는 나 자신에 대한 의구심을 품게 될 것이다. 하.. 2024. 10. 2.
chapter 3. '나'는 절대 '너'를 고칠 수 없다. 사람들과의 교류는 우리를 감정적 소용돌이에 빠뜨리는 주된 원인이다. 하지만 꼭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우리가 남들을 끊임없이 심판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면서 우리는 상대가 특정한 방식으로, 흔히 '나'처럼, 생각하고 행동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런 일을 가능하지가 않고 하늘 아래 똑같은 사람은 한 명도 없기 때문에 우리는 끊임없이 좌절하고 속상해한다. 그러지 말고 사람을 하나의 현상처럼 대하라. 혜성이나 식물처럼 가치판단의 여지가 없는 대상으로 보라. 그들은 그냥 존재하고, 모두 제각각이고, 삶을 풍성하고 흥미롭게 만들어주는 존재일 뿐이다. 사람들이 무슨 말이나 행동을 하면 저항하거나 바꾸려 들지 말고 연구 대상으로 삼아라. 사람을 이해하는 일은 하나의 재미난 게임으로 만들어라. 퍼즐을 푸는 .. 2024. 9. 28.
사이비에 빠지는 것은 인간 본성이다. 진보와 계몽을 통해 극단적 형태의 비이성이 극복됐을 거라고 착각하지 마라. 비이성의 정도는 끊임없이 증가했다 감소했다를 반복해 왔음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알고 있다. 철학자가 넘쳐나고 과학 정신이 싹텄던 페리클레스 시대의 황금기가 끝나자 미신과 사이비 종교, 편협함이 득세하는 시대가 뒤따랐다. 이탈리아 르네상스 이후에도 똑같은 현상이 일어났다. 이런 순환주기가 계속 반복되도록 되어 있는 게 인간 본성의 일부다. 인간의 비이성은 그저 얼굴과 옷을 바꿔 입을 뿐이다. 글자 그대로의 마녀사냥은 없어졌을지 몰라도, 불과 얼마 전인 20세기만 해도 우리는 스탈린의 공개 재판과 매카시의 미국 상원 청문회, 중국 문화 대혁명 기간의 수많은 박해 사건을 목격했다. 온갖 사이비 종교는 끊임없이 새로 등장하고 개인을 숭배.. 2024. 9. 27.
남에게 훈수두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이다. 나는 내 문제에 빠져서 허우적대면서남의 문제에는 그렇게 쉬운걸 왜 그렇게 고생하고 있냐며혀까지 끌끌 차며 훈수를 둔다. 내가 진짜 상대의 문제를 해결해 주고 싶어 참견하는 것인가?아니면 나는 아는데 너는 모르니라며 내 지식을 자랑하고 싶은 것인가? 야심 차게 진행하던 프로젝트가 결국은 최종 순위에 오르지 못했고남편은 조금은 실망한 채 실의에 빠져있다. 애써 위로의 말을 건네거나분위기 전환을 위해 여행을 간다거나과장되게 반응을 해서 분위기를 업시키거나의 행동들을 하지 않기로 했다.가만히 조용히 지켜보면서 그의 말을 들어주기로 했다. 섣불리 위로하려고 건네는 말이나 행동이 도리어 그를 불편하게 할 수 있다는 배움이 있었다. 필드에 뛰어들지 않고서 옳다 그르다 비평만 하는 것이가장 쉬운 일이다. 가장 쉬운 일.. 2024. 9.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