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377

“말 몇 마디에 스며 있는 이상한 기운, 내 몸이 먼저 울리는 경고음” 한 두 마디 나눠보면 쐐~한 느낌이 드는 사람이 있다.그 쐐한 느낌의 근거라면몇 마디 안 되는 그 대화에 온통 본인의 대화만으로 가득 차 있을 때소통의 눈빛이 아니라 널 창구로 이용하겠다는 눈빛 일 때시작부터 과하게 친절할 때이 몇 가지가 섞여 있는 사람과의 대화는묘하게 쐐하다.온 세포에서 경계 알람을 발동시킨다.가까이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이런 사람은 아주 사소한 일로 분쟁거리를 만들고논리 따윈 개나 줘버린다.그저 본인이 불편한 상황만을 거듭 이야기한다.보통은 이런 사람을 똥 묻은 개 먼저 피한다는 식으로 넘기기에그런 사람은 결국 거듭되는 떼 섞인 투정으로원하는 것을 성취한다. 이런 류의 사람은 나이가 많이 들어도 변하지 않는다. 오늘 가까이서 이런 타입의 사람을 보았다.관찰자로서 지켜봤을 때불쾌함.. 2025. 12. 8.
나는 이렇게 같은 시간의 일정들을 보내다가 늙어 죽는 것인가?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난다.같은 시간에 남편을 챙겨 보내고같은 시간에 운동을 하고같은 시간에 아이둘을 깨워 보낸다.같은 시간에 일을 한다.나는 이렇게 같은 시간의 일정들을 보내다가 늙어 죽는 것인가? 사소한 이벤트들이 있고변화는 있을테지만큰 범주에서는 루틴을 반복하며 살아가게 된다.루틴이 쌓인 하루의 합이 나를 채워간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2025. 12. 3.
“예쁘게 늙는 건 쉬워. 깊게 늙는 건 어렵다.” 시어머니를 마중하는 기차역에서아름다운 중년의 여성분을 보았다.이뻤고, 늘씬했고, 패셔너블했고, 눈썹펌도 했다.다른 중년의 여성들에 비해선 확실히 동안이었고관리가 잘된 느낌이었다.그런데 뭔가 중요한 게 빠져있는 듯했다. 나도 운동을 매일 한다.나도 미모를 가꾼다.아마 내가 더 나이가 든다면 누군가는 관리가 잘된 중년의 여인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그거면 난 만족스러운가?남들보다 관리된 중년이라는 타이틀로 나는 충분히 만족스러운가?아니다!그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 내 인생이 제대로 녹아져 있어야 한다.남들이 또는 사회가 정해둔 기준 말고'나다움'으로 쌓여있어야 한다.외적인 미는 시간에 영속될 수밖에 없다.그 어떤 시도도 세월을 막을 수는 없다.그러나 '나다움'은 시간이 갈수록 쌓여가고더 짙어지고 더 은은해지고.. 2025. 12. 2.
“남편의 자켓 사건은 배신이 아니라… 내가 깨어나는 신호였다.” 나는 확실히 달라졌다.남편의 잠바사건 전과 후로 나뉜다.남편이 출장을 다녀온 후 내 여동생과 함께 한 식사자리에서남편의 잠바를 입은 다른 여직원과 함께 찍은 사진을 본 사건을잠바사건이라 칭한다. 부모의 불화 속에서 자란 나는내가 자란 시절을 부인할 만큼, 지워버리고 싶을 만큼나와 가정에 충실한 남편과 잘 살고 있다는 난 사랑받으면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부풀어진 믿음과 자기 위안을 삼으며 살고 있었다. 그러다 보게 된 사진 한장으로내가 만든 거짓 세상이 무너졌다.이 얼마나 연약한 세계인가! 처참하게 무너진 세계를제대로 돌아보며 나는 인정했다.남편은 내가 원하는 욕구를 채워줄 수 없다는 것을.내가 채우고 싶은 욕구 또한 부질없다는 것을.세상은 내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내가 진짜 원하는 믿음과 .. 2025. 12.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