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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생각82

집에 엄마의 공간이 있어야 하는 이유 길고 긴 이사를 드디어 마무리했다. 3개월간 짐을 이삿짐센터에 보관하고 엄마집에서 지냈었다. 방 하나에서 4명이 생활을 했었다. 거기에 재택을 하는 남편 책상까지 놓고. 그래서 내가 일할 공간은 없었다. 매일마다 4시간 정도를 커피숍에 가서 일했다.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장소는 되지 못했다. 이사를 하자마자 내 공간부터 확보했다. 내 책상. 내의자. 내 모니터. 육아를 하다가도 요리를 하다가도 언제든 내 자리로 돌아와 오롯이 나로서 존재한다. 이사 전에는 몰랐던 감사함이 샘솟는다. 2024. 3. 27.
엄마한테 오만원 주면서 든 생각. 경희야 엄마 이만 원만 줄 수 있어? 이 말을 하는 엄마를 보고 내 가슴이 찌르르하다.. 엄마는 경제관념이 없었다. 한창 젊던 시절엔 치장하는 걸 좋아했고 할아버지가 원하면 언제든지 용돈을 두둑이 주셨다고 한다. 결혼 이후 경찰 아빠 월급에 근근이 생활하다 둘 사이가 급격히 나빠져 아빠가 밖으로 돌기 시작하자 엄마는 그 스트레스를 쇼핑으로 풀었다. 아빠가 집을 나가고 생활비를 끊자 엄마는 식당에 나가 일을 시작했다. 매일 버는 하루 일당 4-5만원을 그 당일에 식비와 생활비로 다 썼다. 물론 우리 셋을 먹여 살리는 돈이었다. 우리 셋은 각자 독립했고 엄마는 둘째 동생 아이들 육아를 도와주며 육아비용을 벌었다. 십 년 정도 이젠 아이들이 많이 커서 육아를 졸업할 때가 되었다. 이후 엄마는 우리 셋이 주는 .. 2024. 3. 22.
약해도 괜찮다. 나 스스로 두발을 딛고 선다는 건 정말 멋지고 황홀한 일이다.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걸 40살에 알게 되었다. 이제라도 원하는 걸 명확하게 알게 된 걸 너무 다행이다 생각한다. 남은 인생을 더 이상 낭비하지 않고 살아갈 테니까 엄마가 8개월간 폐렴으로 고생했다. 그런 과정을 지켜보면서 속상하고 화도 나고 짜증도 나고 원망도 되고 온갖 감정을 겪었다. 아픈 모습자체보단 아픔에 굴복하고 있다고 느껴지는 표정과 행동을 내가 참지 못했다. 그럼 왜 난 그런 모습에 화를 냈을까 엄마의 모습에 나를 투영했던 것 같다. 약해 보이는 그 모습이 마치 나인 것처럼 인정하고 싶지 않아 '화'라는 형식으로 분출하며 발악했던 거다. 나도 그 누구라도 강하지만은 않다. 그럴 때 지켜보다가 가만히 안아주면 어떨까 무엇이 되지 않.. 2024. 3. 14.
내 말이 씨알도 안먹히는 1가지 이유. 나는 분명히 맞는 말을 한다 고 생각한다. 내 말이 맞잖아. 왜 내 말을 안듣는데. 나는 계속 내 주장을 펼치며 상대가 행동하기를 종용한다. 기대하고 좌절하다 화를 낸다. 그러다 문득 내가 원하는 결과는 내 말이 맞다는 걸 증명하는 게 아니라 상대가 행동을 바꾸는 것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내 기준에 맞는 말을 지속할게 아니라 상대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말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상대와 나는 다르다. 엄마도 아이들도 남편도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다. 내 기준만 상대에게 들이댈 게 아니라 상대의 말을 먼저 듣고 그들의 기준으로 대화를 시작해야 내 말이 더 잘 들린다. 2024. 3.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