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343 기왕이면 나에게 유리하게. 나는 치사하다는 느낌을 싫어한다. 아직도 생각난다.고1 무더운 여름날.절친 은영이가 수박을 준다며 집으로 나를 불렀다.달콤한 수박을 상상하며 친구집으로 향했고내가 받아 든 수박은 바닥이 깊게 파여 빨강과 초록의 경계 부분이 보일랑 말랑한 상태였다.난 그걸 보자마자 뭐 이런 걸 먹으라고 주냐면서친구에게 굉장히 화를 냈던 기억이 있다.나는 그 수박의 상태를 보고 주기 싫으면 아예 주지를 말지왜 치사하게 먹다 남은 수박을 주려고 불렀나! 였다. 이후 진정이 되고 난 후 친구의 말은 그랬다.주기 싫은 걸 주려는 게 아니라내가 먹으려다가 너와 함께 먹으면 더 좋겠다 싶었다고 한다. 즉 같은 상황을 각자대로 해석하고 행동했을 뿐이었다.내가 느낀 치사함을 주려는 의도가 아니었다. 이후에도 나는내가 해석했을 때 '치사.. 2025. 8. 27. 진실을 직시하는 법. 남편과 한창 뜨겁게 연애할 당시남편의 가슴에 귀를 대고 심장소리 듣는 것을 좋아했다.나로 인해 이렇게까지 힘차게 뛸 수 있다니나를 정말 사랑하는구나..라고 착각하던 그 시절내가 진짜 좋았던 건 심장소리가 아니라사랑받는 느낌을 고막을 통해 전해듣는 그 소리가 좋았다. 결혼 8년 차자고 있는 남편 몰래 심장소리를 듣고 나는 멈칫했다..그의 심장은 자는 와중에도 세차게 뛰고 있었다!그의 심장은 원래 그렇게 뛰었을 뿐내가 기여한 부분은 일도 없었다.. 오랜연애를 하거나 결혼한 이후에도여전히 나에게 사소한 것 하나하나 잘 챙겨줘서 때로는 귀찮다는 친구의 자랑 섞인 불만에와~ 널 정말 사랑하는구나~라고 대꾸했지만 내가 아는 진실은그건 원래 그런 성격일 뿐니가 기여한 건 없을 거야~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늘.. 2025. 8. 22. 공주와 왕자는 결국 도태된다. 나는 내 아들과 딸을 공주와 왕자로 키우지 않는다.내가 공주가 되어 본 적이 없어 경험의 부재일 수도 있으나사회의 일원으로 따로 또 같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려면공주와 왕자로 자란 이들은 압도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처하게 된다. 아이들이 살아갈 시대의 경쟁우위는개성, 조화로움, 유연함, 회복탄력성, 몰두, 창조일 것이다.어느 것 하나 부모의 개입으로 주입해 줄 수 있는 능력들이 아니다.스스로 처한 환경에서 터득할 수밖에 없는 것들이다. 잡초처럼 커야 한다. 2025. 8. 14. 샤우팅은 해결책이 아니다. 초1아들. 개학을 했다.이제 2학기가 시작되었다.수학을 나와 함께 한다.평소에는 잘 지내다가도 수학을 함께 하기 시작하는 순간부터내 샤우팅이 시작된다.엊그제도.어제도..5번 이상을 반복했는데도 똑같이 모르면 엄마가 화가 날 수밖에 없잖아?샤우팅을 하고 느끼는 죄책감에 이런 식으로 나를 설득한다.죄책감에서 벗어난다.그리고 또 샤우팅을 시작한다. 악순환이다.더 반복되면 남는 것은 모자간의 갈등뿐이다. 내가 진짜 아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것은수학이 꽤 재미난 학문이라는 것과생각하는 즐거움.그런데 배우는 내내 혼이 나는 패턴 속에서는절대 이 두 가지를 얻을 수 없다.방법을 바꿔야 한다. 전두엽이 완성되지 않은 나이다.이해가 느릴 수밖에 없다.5번에 발작버튼을 누를 게 아니라100번쯤으로 여유를 둬야 한다.이렇게 .. 2025. 8. 8. 이전 1 2 3 4 5 ··· 8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