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결핍'이다.
결핍을 채우려고 아등바등
결핍을 숨기려고 아등바등
정신을 차려보니 결핍 이외에도 난 많은 것을 가지고 있었다.
40살인 지금 15살의 나로 돌아간다면 딱 한마디만 해주고 싶다.
니가 만든 이상적인 가족의 틀을 기준으로 나를 바라보며 부족해하지 말고
넌 그냥 너 자체로 온전히 아름다운 존재니까 힘차게 살아가라고
늘 밖으로만 돌면서 가끔 볼 때마다 부족한 내 모습을,
엄마와 닮았다며 지적과 핀잔을 주는 아빠와 대비되게
화목한 엄마와 아빠, 사랑을 듬뿍 주는 엄마와 아빠 속에서 자라나는
내 절친 은영이를, 은영이의 가정환경을 질투했었다.
15살의 어린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불편한 감정이 올라올 때마다 방황을 하는 것 밖에 알지 못했다.
그런데 문제는 15살 이기 때문에 결핍이 많았던 것이 아니다.
20살엔 대학이니, 학비니 관련된 결핍이
25살엔 취업과 관련된 결핍이
30살엔 결혼과 관련된 결핍이
그 이후에도 끊임없이 결핍이 찾아오는 것이었다.
그러다 결국엔 평생을 결핍에 시달리다 죽음 앞에는 아무 의미가 없다는 걸
그때서야 깨달으며 죽게 되려나?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건강검진 날짜를 미루게 돼서 이번주 말고 다음에 와달라는 내용이었다.
엄마는 딸 주려고 김치도 담그고 손자손녀 과자도 샀다며 예정대로 오고
다음에도 와준다는 내용이었다.
난 온몸으로 딸을 사랑해 주는 엄마가 있다. 진심으로 감사한다.
난 여전히 자기 필요에 의해서만 움직이는 아빠가 있다. 그러나 상관없다.
난 부족함 없이 매일매일 성장하고 있다.
평생을 결핍에 시달리다 죽고 싶지 않다면
우린 생각의 범위와 방향을 넓혀야 한다.
내 좁은 식대로만 세상을 해석하며 살아갈게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완벽한 상황이 아니라
유연한 사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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