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대화를 한다.
갑자기 짜증이 난다.
티 내지 않으려고 급하게 대화를 중단한다.
속으로 생각한다.
왜 그렇게 말을 하지?
내가 말하는 건 그게 아닌데?
내 말을 듣긴 한 건가?
혼자 생각할수록 점점 더 화가 나는 기분이다.
난 아마 화가 나는 쪽으로만 생각하기로 결정한 듯하다.
남편이 그렇게 말한 이유를 의도를 물어보는 게 훨씬 나았을지도 모른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은 결국 화를 내며 폭발하게 된다.
지금까지 내 패턴은 이러했다.
남편의 입장에선
급하게 대화가 마무리되는 느낌이 있었으나 그만하고 싶은가 보다 생각한다.
그리곤 대화를 잊는다.
.
.
.
갑자기
아내는 화를 내며 말한다.
아까 왜 그렇게 말한 거냐고
응? 내가? 뭘?
답답해진다...
내가 기분이 나빠진 부분은 남편의 대답을 내식대로 해석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시작된다.
즉 그의 의도를 전혀 반영한 것이 아니라 상대의 대답을 통해 느껴지는 내 생각이 나를 기분 나쁘게 만든 것이다.
그의 의도가 무엇이든 간에 나를 기분 나쁘게 만들려는 의도는 없다.
그런데 나는 가장 가능성 없는 생각을 확신하며 받아들인 것이다!
이 글을 쓰면서도 난 헛웃음이 나온다...
긴 세월을
나쁜 의도가 있을 거라고 확신하며
반드시 밝혀 내겠다며 전력을 다해 싸움을 걸어 사과를 받아내고야 말겠다는 결의로
이기고 말겠다는 그 엄청난 에너지로 똘똘 뭉친 전투력을
겨우 내 헛된 망상을 증명하기 위해 썼단 말인가...
혼자 소설을 쓰기 전에 가볍게 한 번만 물어보자.
그 말을 듣고 나는 이런 생각이 드는데 자기가 의도한 게 맞을까?
어떤 생각이 들었어?
직접 물어봐야 한다.
그래야 나는 오해하지 않고 더 그의 생각을 알 수 있고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게 된다.
남편과 싸울 때 난 어마어마한 도파민이 분출되며 전투모드에 돌입했었다.
이젠 내 그 엄청난 에너지를 남편을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인생에 내 성장에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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