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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제 가장 고통스러운가?
'고통스러울 것이다'라고 지레 겁을 먹고 두려움에 얼굴이 질렸을 때다. 정작 고통이 시작되면, 그것을 도저히 이기지 못할 만큼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고통은 겪기 전이 가장 강력하고 그 후 점점 약해진다.
체육관에서 러닝머신을 뛰어본 경험이 있는가?
목표는 10킬로미터 완주. 완주 목표 시간은 30분. 타이머를 세팅하고 드디어 출발!
러닝머신 위를 달려본 사람은 안다. 10킬로미터 내내 동일한 값의 고통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처음 3킬로미터까지는 극심한 고통이 밀려온다. 10킬로미터를 완주해 낼 수 있는 몸을 만들기 위한 세팅을 내면에서 치열하게 준비하기 때문이댜. 또한 '힘들지? 스톱 버튼을 눌러. 내일부터 뛰면 되잖아~!라는 격렬한 유혹 때문에 고통은 절정으로 치닫는다. 그러다가 3킬로미터쯤 지나면 죽을 것 같던 호흡이 점점 안정을 찾는다. 허벅지를 찌르던 통증들에 점점 무감해진다. 머릿속을 가득 채웠던 고통이 물러나고 목표까지 어떻게 도달할 것인지, 비로소 생각다운 생각이 그 자리를 채운다. 그렇다. 고통은 바로 이 지점까지다.
연금술사들은 말한다.
"우리에게 정말 다행인 소식이 있다. 고통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 가중치가 매 순간 달라진다는 것이다. 고통의 최초 가중치와 고통의 마지막 가중치는 완전히 다르다. 고통의 한복판을 지나 마지막으로 갈수록 가중치는 작아진다."
10킬로미터를 뛸 때 고통의 가중치가 처음부터 끝까지 동일하다면, 이를 완주해 낼 사람은 거의 없다. 인간이 그 존재 자체로 기적인 이유 중 하나는 그 어떤 상황에도 '적응'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힘겨운 고통도 하룻밤 자고 나면 그 무게가 조금은 가벼워진다.
고통에 계속 휩싸여 있기보다는 고통에서 어떻게 벗어날 것인지의 '해결책 모색'을 우리의 몸과 마음이 옮겨간다. 그래야만 생존과 번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언젠가 크게 성공한 CEO를 강연회에서 만난 적이 있다. 그는 내가 '멘탈의 연금술'이라는 책을 쓰고 있다고 하자 다음과 같은 말을 들려주었다.
"세상에 부정적인 일들은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부정적인 감정만이 있을 뿐이죠. 슬프고 괴롭고 고통스러운 감정은 찾아왔다가 반드시 떠나게 마련입니다. 그 감정들이 찾아오는 것을 막을 도리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것들이 언젠가는 반드시 떠난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면, 부정적 감정들이 찾아 노는 게 더 이상 두렵지 않게 됩니다."
-멘탈의 연금술, 보도셰퍼-
내가 고통 속에 파묻혀 지내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언제까지나 계속될 것 같은, 더 이상은 빠져나올 수 없을 것 같은 그런 어두운 기분 때문이었다.
그래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나보다 더한 고통 속에 있던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을 바꾸기 시작했고
어떻게 행동했고, 지속했는지를 알고 싶었다.
책이 모두에게 정답은 될 수 없다.
처해있는 상황과 환경과 배경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어도 생각의 방향은 배울 수 있다.
뭘 해도 안되고 있다면 그건 분명 방향의 문제다.
성공한 그들이 나보다 더 쉬운 조건은 분명히 아니었다.
더 어렵고 더 힘들고 더 고통스러웠지만 그들은 분명히 알고 있었다.
그런 엄청난 고통도 분명히 지나간다는 것을.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오늘도 배운다.
고통은 분명히 지나간다.
고통은 분명히 나를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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