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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란...." 데미안이 말했다.
"멋진 일이지. 그러나 지금 도처에 만발해 있는 것은 결코 연대가 아니야. 진정한 연대는 개개인들이 서로를 앎으로써 새롭게 생성될 테고, 한동안 세계의 모습을 바꾸어 놓을 거야. 지금 연대라며 저기 저러고 있는 것은 다만 패거리 짓기일 뿐이야. 사람들이 서로에게로 도피하고 있어. 서로가 두렵기 때문이야. 신사는 신사들끼리, 노동자는 노동자끼리, 학자는 학자들끼리! 그런데 그들은 왜 불안한 걸까? 자기 자신과 하나가 되지 못하기 때문에 불안한 거야. 그들은 한 번도 자신을 안 적이 없기 때문에 불안한 거야.
그들 모두가 그들의 삶의 법칙들이 이제는 맞지 않음을, 자기들은 낡은 목록에 따라 살고 있음을 느끼는 거야.
종교도 도덕도 그 모두가 이제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에 맞지 않아. 100년 그리고 그 이상을 유럽은 그저 연구만 하고 공장이나 지었지. 사람들은 정확히 알아. 사람 한 명을 죽이는 데 화약이 몇 그램 필요한지. 그러나 신에게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지는 모르지. 한 시간을 어떻게 유쾌하게 보낼 수 있는지조차 모르는 걸. 저런 대학생 술집을 한번 봐! 아니면 부자들이 가는 유흥장들을 봐! 절망적이지! 이봐, 싱클레어, 그 모든 것에선, 진정한 명랑함이 나올 수 없어. 저렇게 겁을 먹고 서로 뭉친 사람들은 두려움과 악의로 가득해. 아무도 남들을 신뢰하지 않아. 그들은 이제 더 이상 이상이 되지 못하는 이상들에 매달려 있어. 그러면서 새로운 이상을 내세우는 사람에게는 돌을 던지지. 싸움이 있으리라는 게 느껴져. 싸움들이 다시 벌어질 거야.
-데미안-
지금의 현실과 100년 전 현실이 다르지 않다는 것이 충격이다.
인간이란 종속변인이 변하지 않는 한은 앞으로도 반복될 일이다.
자기 자신과 하나가 된다는 것은 나만 안다는 것이 아니다.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나와 함께 나를 중심으로 살아간다는 것이다.
내가 외로워서 누군가와 함께 하는 것이 아니고 상대를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싶기에 기꺼이 함께 하는 것이다.
내가 나를 인정하듯 남도 그대로를 인정한다는 것이다.
100년 전에도 인생의 가장 큰 과제는 나로 살아낼 수 있느냐였다.
그 치열한 과정이 적힌 지혜가 '고전'안에 있었다.
기쁘다.
배울 수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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