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육아의 본질은 '나'를 키우는 것이다.

엄마와 딸. 그 특별함에 대한 짧은 생각.

by liogaddu 2023. 11. 21.
반응형

오은영 리포트 결혼지옥
엄마의 꼭두각시. 엄마와 분리되지 못한 딸.

 

1. 오은영 리포트 결혼지옥 - 엄마의 욕망이 투영된 채 자라 성인이 됐지만 여전히 엄마에게 붙어있는 채로의 딸.

 

엄마가 음악을 좋아해 딸은 음악을 시작했다. 엄마가 좋아하는 악기로.

음악에 소질을 보이는 딸을 보고, 엄마는 더 좋은 길로 이끌어주고 싶었다.

엄마가 방법을 찾았고, 그대로 딸이 따라오길 원했다. 

엄마가 찾은 길로 가는 내내 딸은 앞이 깜깜했다. 아침에 눈뜨기 싫었고, 눈뜨면 죽고 싶었다. 내 길이 아님을 알았지만 말하지 못했다.

말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다.

내 뜻이 아닌 그 길을 가다가 딸은 결국 엄마가 원하는 지점에 도달하지 못했다. 엄마는 실망했고, 관심을 끊었다.

좌절한 딸.

'분노'와 '오기'와 엄마가 다시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길 기다리는 양가의 감정으로 이미 많이 와버린 그 길에 다시 집중했다.

성과가 보이기 시작하자

엄마는 다시 관심을 두기 시작하고, 지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가 진정 원한 길이 아닌 그 길에서 

딸은 멈춰진다. 자의에 의해, 타의에 의해

그렇게 지나버린 40년.

엄마와 단둘이 남은 시간에 티타임을 갖는다.

웃으면서 대화를 시작하지만 늘 딸은 분하고, 억울하고, 서운하고, 원망스러운 감정의 눈물로 대화가 끝이 난다.

엄마는 미안해 하지만 왜 딸이 늘 힘들어하는지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한다.

 

2. 엄마와 딸. 그 특별한 관계에 대하여

 

한참 엄마와 아빠가 다투던 시절. 아빠는 결국 집을 버리고 나갔고, 엄마와 나 동생 둘 이렇게 넷이 남았다. 덩그러니.

엄마는 때로는 화를 냈고, 때로는 웃었고, 때로는 좌절했다.

아빠에게 버림받은 두려움과 엄마를 너무 사랑하는 그 마음으로 난 착한 딸이 되야겠다 마음먹는다.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을 돌아보면 나도 그 시절은 암흑이었다.

그 시절 속마음은.. 착한 딸 따위 되고 싶지 않아. 내가 하고 싶은 걸 찾고 싶어. 엄마 살피는 거 말고, 나를 알고, 집중하고 싶어!

그렇게 착한 딸로 살다가 20세가 지났다.

친구랑 놀고 싶어도 집에 혼자 있는 엄마 생각에 접었다. 크리스마스에 남자친구와 특별하게 보내고 싶어도 혼자 있는 엄마 생각에 접었다. (아마 엄마는 모르겠지 ㅋ)

그러다 불현듯

내가 왜 엄마 생각하느라 암 것도 못하고 있지? 아빠와 헤어진 건 안타깝지만 내가 책임질 일은 아니잖아. 그리고 난 할 만큼 했어!!! 

이 생각 이후에 착한 딸 되기 프로젝트를 스스로 끝냈다.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건 내 상황을 이렇게 판단할 건강한 자아가 있었다는 것.

 

엄마와 딸은 정말 특별한 관계다.

같은 동성이라는 데서 오는 공감과 이해는 엄마와 아들의 관계는 이해 못 할 그런 것이다. 그래서 아들보다 딸을 더 사랑한다는 말이 아니라 나를 닮은 딸이라는 특별한 유대에서 오는 무언가가 있다.

그 유대가 족쇄로 작용된 대표적인 경우가 위의 사연이다.

내 딸의 재주와 엄마의 욕망이 결합되어 키워냈지만 실망과 좌절로 연결되어 나이 들어도 떨어지지 못하고 붙어있는 상태.

엄마는 엄마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실망스러운 결과에 그 좌절을 온전히 딸에게 내비친다.

성인이 된 딸은 내 뜻을 펼치지 못하고, 펼치는 걸 배우지 못하고 성인이 되고 나이만 든 것에 엄마가 원망스럽다.

 

 

3. 엄마와 딸이 나아갈 길

 

내 딸 리아는 이제 20개월이다.

그저 엄마랑 붙어있고 싶고, 엄마가 세상에 전부인 아이.

 

내가 보는 세상이 전부가 아님을 나는 안다.

내가 보는 세상에 너를 맞추면 너의 무한한 가능성을 내가 제한하는 것 임을 나는 안다.

나는 내가 직접 해야지 너에게 투영해 대리 만족 얻는 유형이 아님을 나는 안다.

너는 너의 길을 가라. 네 의지로.

 

네가 20세가 되는 날. 널 독립시킨 기념으로 나와 아빠는 세계 여행을 계획했다.

 

19년 남았다! 힘내자!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