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면 우리 집은 전쟁이 벌어진다. 주 5일 어린이집에 등원하기까지
그 전쟁을 치르고 나면 진이 빠진다..
소모전이라는 것을 알지만
변하지 않는 패턴으론 굳어진 지 오래다.
리오야 빨리 사과먹어! 아빠 나오면 바로 씻을 거야!
내 화장을 하면서도 틈틈이 감시하며 소리친다. 빵 얼른 먹어! 엄마가 치운다!
양치하게 빨리 와! 세수해야지!
쉬는 변기 안에 잘하라고 튀지 말고!
로션 발라야지!
옷 입자! 신발 신어!
외출 준비 내내 나는 소리치고 리오는 귀를 틀어막는다.
어제는 기어코 내가 소리를 질렀다.
지금 세수해야 된다고!
싫어! 이따 할 거야!
어린이집 등원 시간이 있어서 지금 해야 돼!
싫어!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들어!!!!!!!!
내가 감정이 올라온 걸 느꼈는지
자고 있던 남편이 벌떡 일어나 자기가 등원시키겠다며 먼저 나가라고 한다.
그래서 그냥 집을 나왔다. 씩씩대면서.
커피숍에 앉아있는 내내 열이 식지 않는다.
귓구멍이 막혔나? 대체 왜 아침마다 이래야 되는 건데!
그 와중 육아 관련 유튜버가 말한다.
아들은 엄마말에 관심이 없다고...
일어나서 세수를 하고 양치를 하고 옷을 입는 모든 과정이
자기에게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처음 들었을 땐 무슨 씨나라 까먹는 얘기야!! 니 일이잖아!!
내 기분을 풀어주러 온 남편에게 방금 들은 얘기를 해주자
무릎을 탁 치며
맞네! 남자들은 관심 없는 얘기는 다 흘려듣거든!
리오의 어린이집 등원 일이 내 일이 되었구나...
문득 깨달아진다.
아침 전쟁을 끝낼 방법을 알았다.
내 일이 아니라 니 일로 만들면 되는구나!
씻기 싫으면 씻지 마~ 냄새난다고 놀림받는 건 너니까
신발 신기 싫으면 신지 마~ 발 시린 건 니 발이니까
내가 할 일은 그저 준비가 되었건 안되었건 간에
제시간에 차에 태워 보낼 뿐.
후후 기대해라. 이제 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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