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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의 본질은 '나'를 키우는 것이다.

내 아들은 세수, 치카 안하고 어린이집 간다. 유일하게.

by liogaddu 2024.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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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면 우리 집은 전쟁이 벌어진다. 주 5일 어린이집에 등원하기까지

그 전쟁을 치르고 나면 진이 빠진다..

소모전이라는 것을 알지만

변하지 않는 패턴으론 굳어진 지 오래다.

 

리오야 빨리 사과먹어! 아빠 나오면 바로 씻을 거야!

내 화장을 하면서도 틈틈이 감시하며 소리친다. 빵 얼른 먹어! 엄마가 치운다!

양치하게 빨리 와! 세수해야지! 

쉬는 변기 안에 잘하라고 튀지 말고!

로션 발라야지!

옷 입자! 신발 신어!

 

외출 준비 내내 나는 소리치고 리오는 귀를 틀어막는다.

 

어제는 기어코 내가 소리를 질렀다. 

지금 세수해야 된다고!

싫어! 이따 할 거야!

어린이집 등원 시간이 있어서 지금 해야 돼!

싫어!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들어!!!!!!!!

 

내가 감정이 올라온 걸 느꼈는지

자고 있던 남편이 벌떡 일어나 자기가 등원시키겠다며 먼저 나가라고 한다.

 

그래서 그냥 집을 나왔다. 씩씩대면서.

 

커피숍에 앉아있는 내내 열이 식지 않는다.

귓구멍이 막혔나? 대체 왜 아침마다 이래야 되는 건데!

그 와중 육아 관련 유튜버가 말한다.

아들은 엄마말에 관심이 없다고...

일어나서 세수를 하고 양치를 하고 옷을 입는 모든 과정이

자기에게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처음 들었을 땐 무슨 씨나라 까먹는 얘기야!! 니 일이잖아!!

 

내 기분을 풀어주러 온 남편에게 방금 들은 얘기를 해주자

무릎을 탁 치며

맞네! 남자들은 관심 없는 얘기는 다 흘려듣거든!

 

리오의 어린이집 등원 일이 내 일이 되었구나...

문득 깨달아진다.

 

아침 전쟁을 끝낼 방법을 알았다.

내 일이 아니라 니 일로 만들면 되는구나!

 

씻기 싫으면 씻지 마~ 냄새난다고 놀림받는 건 너니까

신발 신기 싫으면 신지 마~ 발 시린 건 니 발이니까

 

내가 할 일은 그저 준비가 되었건 안되었건 간에

제시간에 차에 태워 보낼 뿐.

 

후후 기대해라. 이제 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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