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내 아들은 민재 오른팔.
내 아들은 5세 남아 리오넬이다.
임신 당시 독일에 있었고, 그때 한창 월드컵 열기로 뜨거웠다.
평소 축구에 관심도 없었는데 유난히 재미있게 느껴져서 밤새 축구 경기를 봤었다.
리오넬 메시의 존재를 알았고, 그래! 한번뿐인 인생 저렇게 살다가라고 아들의 이름을 리오넬로 정했다.
민재는 리오와 친한 친구이다. 그는 또래보다 키도 크고, 몸집도 크고 다 크다. 리오보다 머리 하나 더 큰 느낌.
리오는 민재 오른팔이다.
스스로 인생의 주인공으로 살길 원했는데..
"엄마, 나는 민재 오른팔이야 ㅎㅎ"라고 해맑게 이야기하는 리오..
처음에 남편과 나는 깊은 절망감을 느끼며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무수히 많은 날을 고민으로 보냈었다.
2. 프레임이 위험한 이유
더운 여름날.
민재집에서 물놀이를 한다며 리오를 초대했다.
한참 노는데 민재는 아빠한테 잔소리를 들은 것이 언짢았는지 리오한테 짜증을 부리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놀기보다 민재 표정에 집중하며 눈치보는 리오넬.
이를 지켜보는 우리들은 천불이 나기 시작했다.
결국 리오는 눈물을 글썽이며 나와 눈이 마주쳤고
남편은 리오를 들쳐매고 그 집에서 나왔다.
이런 일이 어린이집에서도 일어날 텐데 이대로 놔둬서는 안 되겠어!
결심한 듯 우리 둘은 어린이집 원장과 대면했고, 위의 이야기를 풀어내며 민재와 거리를 둬달라, 잘 살펴달라 하소연했다.
그리고 며칠뒤 난 알았다!
아 내가 민재를 착취자, 리오를 피해자 프레임으로만 씌우고 사건을 바라봤구나!
내가 초등학교때 당했던 일로 겹쳐 보이며 감정을 키우며 미리 앞서서 걱정부터 했구나!
정작 리오는 문제로 보지 않는데 부모가 문제로 보니
민재를 좋아하는 리오는 그저 중간에서 갈팡질팡 하고 있구나!
3. 민재 오른팔인 너를 '응원'해!
남편과 나는 원칙을 세웠다.
절대 사건을 어른의 시선으로 키워서 해석하지 말 것.
가장 중요한 것은 사건을 대하는 리오의 감정과 생각!
리오가 불편해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과정에서 불편함을 느낀다면 공감해 주고 다양한 생각들을 나눠볼 것. 단 해결은 스스로 하게 지켜보고 응원할 것.
물론 요즘에도 원칙을 세웠음에도
천불은 난다...
그래도 더 아들을 믿고 지켜보겠다고 마음을 다 잡는다.
너를 '응원'해!!
'육아의 본질은 '나'를 키우는 것이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또래보다 작은 아들을 가진 부모라면 필요한 딱 한가지 (0) | 2024.05.03 |
---|---|
내 아이 단점을 극복하는 단 한가지 방법 (0) | 2024.03.28 |
금쪽이는 사실 '아이'가 아니다. '부모'다. (0) | 2024.02.05 |
내 아들은 세수, 치카 안하고 어린이집 간다. 유일하게. (0) | 2024.02.01 |
엄마와 딸. 그 특별함에 대한 짧은 생각. (0) | 2023.1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