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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생각

약해도 괜찮다.

by liogaddu 2024.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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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스스로 두발을 딛고 선다는 건

정말 멋지고 황홀한 일이다.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걸

40살에 알게 되었다.

이제라도 원하는 걸 명확하게 알게 된 걸

너무 다행이다 생각한다.

남은 인생을 더 이상 낭비하지 않고 살아갈 테니까

 

엄마가 8개월간 폐렴으로 고생했다.

그런 과정을 지켜보면서 속상하고 화도 나고 짜증도 나고 원망도 되고 온갖 감정을 겪었다.

아픈 모습자체보단 아픔에 굴복하고 있다고 느껴지는 표정과 행동을 내가 참지 못했다.

그럼 왜 난 그런 모습에 화를 냈을까

 

엄마의 모습에 나를 투영했던 것 같다.

약해 보이는 그 모습이 마치 나인 것처럼

인정하고 싶지 않아 '화'라는 형식으로 분출하며 발악했던 거다.

 

나도 그 누구라도 강하지만은 않다.

그럴 때 지켜보다가 가만히 안아주면 어떨까

무엇이 되지 않아도 괜찮다고

그냥 너 자체로 존재하는 것에 감사하다고 

너그럽게 웃어주면 어떨까

그런 너그러움이 스며들어야 

유연해지고

그런 유연함이 나를 버티게 해 준다.

 

두 발로 당당히 선다는 것은

강함으로 모든 것을 이기고 선다는 것이 아니라

나 자체로도 괜찮다는

세상에 대한 외침이다.

누군가를 의식해서가 아니라

다양한 모습의 나를 포용하며 살아가겠다고 선언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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