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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때 일이다.
난 순한 기질의 아이였다.
친구들과 싸우는 게 싫고, 혼자만 남겨지는 걸 두려워했다.
그래서 그 어떤 분란도 많들지 않기 위해 '예스걸'이 되었다.
아이들 세계에선 그런 부분이 약점이 된다.
날 함부로 대하는 아이 둘을 모질게 겪고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아.. 이렇게 살면 좆되겠다..
그 뒤로 나를 찾기 위한 고단한 여행이 시작된다.
고단은 했지만
날 함부로 대하는 친구들은 더 이상 만들지 않았다.
자네가 죽이고 싶어 하는 인간은 결코 아무개 씨가 아닐세. 그 사람은 분명 하나의 위장에 불과하네.
우리가 어떤 사람을 미워한다면 우리는 그의 모습에서 바로 우리 자신 속에 들어앉아 있는 무언가를 보고 미워하는 거지. 우리 자신 속에 있지 않은 것, 그건 우리를 자극하지 않아.
-데미안-
첫째 아들이 순한 기질의 나를 닮았다.
어린이집에서 여러 친구들과 지내면서 다양한 친구들을 겪고 있다.
또래 보다 키가 작아
남자아이들 세계에서 혹시나 더 부당하게 당하는 건 아닌지
난 내 경험을 투사해서 아들을 보았다.
아들도 나처럼 당하는 건 아닌지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그러니 별거 아닌 것을 문제처럼
사소한 것을 엄청 큰 것 처럼 부풀렸다.
난 현실 그 자체를 보는 것이 아니라
내 과거의 친구들을 소환했다.
자 이제 관점을 바꾼다.
넌 나름의 시련을 잘 극복했고, 잘 자라 어른이 되었어.
그들은 더이상 날 괴롭히지 못해.
과거의 허상에 사로잡혀 있지 말고
지금을 잘 봐.
내가 모든 상황에서 아들을 지켜줄 수 없고, 그래서도 안된다.
아들은 내가 아니다.
아들은 스스로 나름의 상항을 헤쳐나갈 힘이 있다.
내가 그렇게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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