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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의 본질은 '나'를 키우는 것이다.

수행의 길. 어렵다. 다시 한다.

by liogaddu 2024. 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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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음료수를 컵에 따라주고

주방일을 하다가 다시 돌아 봤더니

음료수를 흘려놓고 손으로 더 흩뜨리고 있다.

보자마자 내 표정은 일그러진 채

"그건 물이 아니야!! 뭐하는 거야!! 흘렸으면 닦아야지!!"

짜증이 섞인 채 소리쳤다.

그 순간 아.. 내 감정이 들어갔구나..인지했다

하지만 이미 말이 떨어진 상태.

 

수건으로 잘 닦고 물티슈로 닦아서 마무리하라고 말 한뒤

말없이 뒤돌아 토스트 만들기에 집중했다.

큰소리에 남편은 주방으로 와서 괜히 나한테 말을 건다.

그러다 왜 화가 났어? 라고 묻는다.

"자갸 묻지말고 그냥 시간을 줘!"

감정을 스스로 진정시킬 시간이 필요했다.

 

시간이 흐르고

진정이 되고

다시 상황을 나를 돌아봤다.

이게 정말 화를 낼 일이었나?

 

엄마는 몹시 예민한 사람이었다. 일정 부분에서는.

과자 부스러기를 흘릴 때

머리카락이 바닥이 떨어져 있을 때

화장실 슬리퍼에 물이 흥건할 때 등등

본인이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의 상태가 흐트러져 있을 때

여지없이 큰소리가 났다.

그렇게 자란 나는 역시 또

엄마같은 반응을 보인다.

 

음..내가 이런 부분에서는 예민해지고 날카로워 지는구나..

괜찮다. 그래도 된다.

하지만 생각해 보자.

아이니까 당연한 반응들에 난 내가 자라난 습관처럼 대응하고 있어.

이렇게 반응하는 것들이 당연할까?

하지 말라고 주의를 주고 그냥 내가 닦아도 되잖아.

다시 하지 않게 행동을 교정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오히려 큰소리는 방해만 된다. 위축될테니까

 

난 왜 이럴까 탓하지 않는다.

오늘 반응은 아예 화를 내지 않는다의 기준에선 실패지만

반응 후에 바로 인지했다는 부분에 있어선 잘했다.

다시 수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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