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음료수를 컵에 따라주고
주방일을 하다가 다시 돌아 봤더니
음료수를 흘려놓고 손으로 더 흩뜨리고 있다.
보자마자 내 표정은 일그러진 채
"그건 물이 아니야!! 뭐하는 거야!! 흘렸으면 닦아야지!!"
짜증이 섞인 채 소리쳤다.
그 순간 아.. 내 감정이 들어갔구나..인지했다
하지만 이미 말이 떨어진 상태.
수건으로 잘 닦고 물티슈로 닦아서 마무리하라고 말 한뒤
말없이 뒤돌아 토스트 만들기에 집중했다.
큰소리에 남편은 주방으로 와서 괜히 나한테 말을 건다.
그러다 왜 화가 났어? 라고 묻는다.
"자갸 묻지말고 그냥 시간을 줘!"
감정을 스스로 진정시킬 시간이 필요했다.
시간이 흐르고
진정이 되고
다시 상황을 나를 돌아봤다.
이게 정말 화를 낼 일이었나?
엄마는 몹시 예민한 사람이었다. 일정 부분에서는.
과자 부스러기를 흘릴 때
머리카락이 바닥이 떨어져 있을 때
화장실 슬리퍼에 물이 흥건할 때 등등
본인이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의 상태가 흐트러져 있을 때
여지없이 큰소리가 났다.
그렇게 자란 나는 역시 또
엄마같은 반응을 보인다.
음..내가 이런 부분에서는 예민해지고 날카로워 지는구나..
괜찮다. 그래도 된다.
하지만 생각해 보자.
아이니까 당연한 반응들에 난 내가 자라난 습관처럼 대응하고 있어.
이렇게 반응하는 것들이 당연할까?
하지 말라고 주의를 주고 그냥 내가 닦아도 되잖아.
다시 하지 않게 행동을 교정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오히려 큰소리는 방해만 된다. 위축될테니까
난 왜 이럴까 탓하지 않는다.
오늘 반응은 아예 화를 내지 않는다의 기준에선 실패지만
반응 후에 바로 인지했다는 부분에 있어선 잘했다.
다시 수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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