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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한국의 가족관계에서 '고통' 받는다면?

by liogaddu 2023.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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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선진국의 3배-4배 높은 존속살해 비율.

 

2013-2018년 기준 한 해 평균 69건의 존속 살해가 발생한다는 것이 경찰청에서 발표한 범죄통계이다.

미국 2%, 영국 1%에 비해 한국에서의 가족살해는 전체 살인사건의 5%에 해당하는 높은 수치다.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는 "부모에게 자식의 생명권을 선택할 권한은 없다. 최근 가족 동반 자살로 추정되는 사건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가해자가 생존하면 살인죄가 성립된다. 2017년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살인죄의 34%가 가족살인이다."라며 우려했다.

 

2023년 최근 기사에 의하면 엘리트 인생을 살아왔던 남자가 갑작스러운 실직 이후 사업 실패에 비관해 아내와 두 딸을 살해하고 자살하려다 실패해서 경찰에 붙잡혔다.

자기가 실패했으니 내 가족들도 실패한 것과 같다는 동일시가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보여주는 사례는 차고 넘친다.

 

 

2. 한국 가정의 문제(내가 겪음)-에피소드 1.

 

어린시절부터 성인기까지 부모님의 부부 갈등으로 내 인생에 집중하고 쏟아내야 할 에너지를 제대로 쓰지 못했다.

부부갈등은 흔한 소재고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단

그 사이에서 불안해하는 자녀를 어떻게 다룰지는 다른 문제다.

아빠는 새 살림을 차렸고, 그 상대는 아들 둘이 있는 부유한 이혼녀였다.

아빠는 그 아들 둘과 우리들을 비교했고, 끊임없이 부족해했다.

온전히 '나'로 인정받지 못하고, 상대적으로 부족한 아이 취급하기 일쑤였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은

아빠 자신이 늘 부유한 그분에 비해 위축되어 있어 본인의 자식들까지 부족한 취급했다는 것.

 

결국은 본인 문제였다.

 

이 사실을 알고 받아들인 후의 허탈함이란..

20년 이상을 부족함이란 프레임을 씌우고 내가 나를 봤는데

자식을 본인 소유물로 여긴 잘못된 인식으로 비롯된 시선이었을 뿐이었다.

 

 

 

3. 시어머니와의 미묘한 갈등-에피소드 2.

 

7년 전

남편과 결혼을 약속하고, 시어머니를 만나 뵈었다.

다정스러운 말투와 따뜻한 눈빛에 첫 만남의 긴장이 사르르 녹아내리고 "난 진짜 시어머니와 딸처럼 지내야지"라고 순진하게 결심한다.

아버님이 일찍 돌아가시고 남편이 적적한 어머니에게 아버님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유난히 사이좋은 엄마와 아들.

며느리 될 입장에서는 그 모습이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다.

결정적으로 어머님을 뵙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어머니와 남편의 이마키스!

난 그 장면이 불쾌했다. 정말 불편했다.

이성의 뇌로 거칠 것도 없이 차에 시동을 걸자마자 남편에게 차갑게 말했다.

"당신은 이제 결혼하고 내 남편이야. 어머님을 위해 아버님 역할을 대신하는 건 이제 그만둬. 안타깝지만 어머님이 감당하셔야 할 부분이야. 엄마랑 그 정도의 스킨십 나는 정말 불편해! 남편의 역할에 충실해야 대 이제부터!"라고 쏘아붙였다.

결혼 후 7년이 지났어도 그 기억과 감정이 생생하다.

 

난 본능적으로 불편함을 느꼈고, 제대로 역할 변화에 대해 행동할 것을 남편에게 요구했다.

 

 

 

 

4. 자녀가 성인이 되고도 문제가 되풀이되는 이유

 

내가 자란 환경은 어느덧 나를 제한하는 덫이 된다. 때로는 억울하고, 화가 나고, 위축됐던 그 환경이 내 사고와 생각의 범위를 좁힌다.

그래서 어느덧 제한된 내 환경에 익숙해지고 벗어나려는 시도에 불안함을 느낀다. 

폭력적인 가정에서 자란 아이가 성인이 돼서도 비슷한 폭력성을 보이는 상대와의 만남을 지속하며 상처를 받는 이유도 같다.

어느덧 익숙해져 그 환경자체에서 안도감을 느끼며 고통스러워하는 아이러니.

 

 

4. 진짜 가족의 의미 찾기

 

서로의 존재를 독립적으로 느껴야 한다.

내가 있어 네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나'자체로 존재하는 것이다. 

부모는 자식을 다른 개체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그래야 부모의 문제를 자식에게 '사랑'으로 포장해 투영시켜 벌어지는 수많은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

 

어릴 적 유독 수즙음이 많고 내성적이었다. 아들 '리오'가 그런 부분을 빼닮았다.

내성적인 성격으로 손해를 봤던 기억을 아들에게 투영시켜 어떻게든 외향적으로 바꾸리라! 하는 시도를 멈췄다.

리오는 내가 아니다. 내성적 성향이 리스크인 것도 아니다.

리오와 나를 분리했고, 리오는 나름의 선택과 판단으로 더 나은 미래를 스스로 만들어 나갈 것임을 더 믿기로 했다.

사소한 부분부터 적용하기 시작하면

얼마나 더 멋진 가족관계로 성장할까?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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