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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생신 이틀 전
미리 주문한 신발이 도착했다.
포장해서 택배 발송 예약을 하면 내가 할 일은 끝이다.
그런데
생신이 지나고 이틀 후에도 보내기를 미적거리고 있다.
앱으로 페이지 몇 번만 넘기면 되는 아주 간단한 일이지만
귀찮다...
아내와의 오랜 가정 불화.
아내의 사주를 온전히 받아 성장한 아들과의 마찰.
세상에서 나를 무시하는 그 둘을 가장 미워하는 남자가 있다.
결국 남자는 종신보험 수혜자의 이름에서 아내와 아들을 지운다.
이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강한 의문이 들었다.
아니 어떻게 아빠면서 아들을 그렇게까지 미워할 수 있지??
이 강한 의문에 동생은 덤덤히 대답해 주었다.
우리 아빠도 그랬다고.
아! 그러네~!
그래서 청년기 시절에 긴 방황이 시작되지 않았는가!
오랜 시간 고통을 받으며 살아왔었는데
어느 덧 나는 그 모두를 잊고 있었다.
심지어 덤덤히 아빠 생신 선물을 챙기고 있었다.
내가 이렇게 변할 수 있었던 건
분명 남편의 사랑 덕분이다.
남편이 아이들에게 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아마 나는 치유와 동시에 자유를 얻은 듯하다.
누군가를 깊이 사랑했다면
그 사랑의 반작용으로 깊이 증오할 수 있다.
위의 남자는 아마도 그런 상태인 듯하다.
타인을 향한 증오는 나 역시도 갉아먹는다.
오늘은 아빠의 생신선물을 꼭 보내려고 한다.
동생을 통해 들으니 보냈다더니 안 온다며 의아해한다는 소식을 들으니
얼른 보내서 기뻐한다면
그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증오가 없는 삶은 깃털처럼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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