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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입학식에서 느낀 공기가 강하게 기억에 남았다.
내가 초등학교를 다니던 그 어린 시절이 일일이 기억이 나진 않지만
갑갑하고 조용한 공기 냄새는 기억한다.
그 시절의 공기 냄새와 아들의 입학식에서 느낀 공기 냄새가 같다.
이제 아들은 규칙과 규율과 학업이 중요한 시스템 안으로 들어갔다.
학교라는 작은 사회에서 때로는 웃기도 때로는 울기도 때로는 실패하기도 때로는 성공하기도 할 테지만
어떤 상태로 있더라고
그의 옆에서 조용히 지지해 주려 한다.
나는 모범생으로 자랐다.
모범생이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 세 단어에 집착했다.
이제야 그 틀에서 벗어났다.
내가 맡은 공기 냄새는 모범생으로 살던 시절의 익숙함과
모범생을 탈피한 지금 그 틀을 거부하는 강렬한 느낌들이 뒤섞여 있었다.
나는 아들이 착한 학생으로 자라나지 않길 바란다.
착한 아들만으로도 자라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인다.
너는 너인 채로 너답게 너의 하루를 살아가길 바란다.
그런 너의 하루를 채워가는 게
때로는 '투쟁'일지도
때로는 '적응'일지도
때로는 '순응'일지도 모른다.
그 모든 과정들을 '과정으로' 받아들이려면
역시 내가 크지 않으면 안 된다.
기승전 '나의 성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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