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남자는 식탐이 강하다.
와이프는 남편과 아이들의 식사를 따로 준비한다.
불고기와 기타 반찬을 정성스레 차려 부부만 먼저 먹는다. 6명의 아이들은 방으로 보낸 뒤.
불고기를 볶는 엄마 옆에 초 3인 둘째 아이가 조심스레 물었다.
"엄마 아빠 다 드시고 남은 불고기 한 점 먹어도 돼요?"
부부는 식사를 시작하고 둘째 아이가 그 옆에 살포시 앉는다.
남자는 아이를 보며 니 방으로 들어가라고 말하고
아이는 힘없이 일어나 다른 방으로 건너가 어린 동생을 돌보기 시작한다.
아마 이 부부는 많이 욕을 먹을 것 같다.
그들만의 사정이 있다해도 엄마 아빠로서는 부족한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다른 부분이다.
둘째 아이에게 말하고 싶다.
아마 너의 엄마 아빠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거야.
방송 한 번으로 자신을 바꾸기엔 많이 힘들 것 같아.
너는 초3이고 아직 어리기에 더 아빠의 사랑을 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을 거야.
하지만 아빠는 본인의 삶이 너무 감당하기 힘들어서 너의 마음까지 돌봐줄 여유가 없어 보여.
초등학교 3학년은 이해할 수 없겠지만..
아빠가 너에게 불고기를 주지 않은 건 절대 너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야.
아빠가 너의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 건 절대 너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야.
세상의 모든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고 모든 것을 줄 수 있는 상태에 있는 건 아니야.
즉 네가 부족해서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란 이야기를 꼭 해주고 싶어.
너는 너 자체로 온전한 아름다운 존재야.
누군가에게 꼭 인정을 받아야 네가 의미가 있어지는 것이 아니라
너의 탄생 자체가 온전한 존재라는 뜻이야.
그러니 아빠에게 엄마에게 내가 원하는 인정을 받지 못하고 사랑을 받지 못한다고
내가 부족해서 그런 건 아닌지 의심하면서 절대 스스로를 괴롭혀선 안돼.
알고 보면 너의 엄마 아빠도 자신의 부모에게 온전한 사랑을 받지 못해서 너에게 주지 못할 확률이 크거든.
이런 내용을 누군가 너의 옆에서 말해 줄 수 있는 또 다른 어른이 있기를.
그래서 네가 상처받지 않고 잘 성장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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