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동생이 상담을 요청했다.
최근 들어 자주 싸우고 있고 정신적으로 힘들고 고된 탓인지
고질 병인 허리가 다시 말썽이기까지 하다.
내용인즉슨
제부는 극 I형이다.
극단적인 성향이 있다. 그래서 본인의 커리어에는 그 극단적인 성향이 엄청난 에너지로 쓰여 성과가 좋다.
하지만 부부관계에서는 본인의 성향이 기준이 되다 보니
대화를 하다 보면 극으로 치달아 결국은 여동생이 사과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또 본인만큼의 에너지 레벨을 가지고 일에 쏟지 못하는 것을 보고 부족하다고 말한다.
극단적인 성향에 불안도가 높다.
본인이 통제하는 상황에서 안정을 찾는다.
여동생은 E형이다.
덤덤하고 우직한 편이다. 그래서 예민한 제부와 상성이 맞는다.
대화 중에 제부는 여동생의 부족한 부분을 지적하며 채워야 한다 자주 말하고
늘 덤덤하게 듣고 있지만 호르몬의 영향으로 예민해지는 날엔 왜 자꾸 나를 부족하게만 보는 거냐며 화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한다.
일도 하면서 아이들 육아에 시댁까지 잘 챙기는데 인정은 못 받는 것 같아 더 화가 난다.
여동생과 제부의 사연이 특별한 점은 하나도 없다.
평범한 한국인의 조합이고 전 세계 거의 모든 부부가 늘 겪는 갈등이다.
성. 격. 차. 이.
나 역시도 결혼 이후에 연애때와는 너무 다른 상황으로 힘들어했었다.
그래서 살기 위해 배워야 했다.
관계를.
그리고 나를.
남은 절대 내가 바꿀 수 없다. 이건 대명제다.
그렇다면 차라리 내 생각을 바꾸는 게 더 쉽다.
결국 나를 위해 내가 바뀌는 것이 효율적이다.
여동생에게 한 조언은 이것이다.
제부의 성격, 성향, 기질은 절대로 바뀌지 않아.
그렇다면 너의 인생에서 네가 편하게 살려면 너의 생각을 바꾸는 거야!
제부의 아주 작은 한 부분을 바꾸려는 데 에너지가 100이 쓰인다면
나를 스스로 바꾸는 데는 10이 들어가.
제부는 불안도가 높기 때문에 통제 성향이 강한 거라면 그냥 네가 먼저 기꺼이 통제 대상이 되는 거야.
네가 허용할 수 있는 부분까지.
기꺼이 통제 대상이 되어서 제부가 이기고 있다는 느낌을 만끽한다면
제부는 거기서 안정을 찾고 다시 본인의 할 일에 집중할 수 있어.
부부관계에서 져준다는 건 결코 굴욕적인 게 아니야.
네가 선택한 거니까 말이야.
지기 싫은데 지는 거라면 굴욕적일 수 있지.
그런데 사랑하는 그를 위해 내가 선택한 거잖아.
그건 넘치는 사랑이지.
그렇게 넓은 사랑으로 품어주고
너는 제부를 이기려고 싸우고 어쩌고 하는데 쓰이는 에너지를
너의 커리어에 붓는 거야!
그렇게 너의 세상을 넓혀가면 작고 사소한 문제는 아무것도 아니게 돼.
가정은 편안해지고 제부는 본인의 일에 집중하고 너도 너의 일에 집중해서
결과적으로 모두가 윈윈 하는 관계가 되는 거지.
우리는 남편을 이기려고 결혼을 한 것도 아니고
남편 하나 이기고 애들 뒤치다꺼리하다가
늙어 죽으려고 태어난 존재가 아니다.
상대를 허용하는 범위를 넓혀가면서
내 인생에 집중하자.
상대를 바꾸려는 에너지를
내 인생에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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