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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남편을 사랑한다.
그의 냄새
그의 목소리
그의 웃음
그의 온몸의 털까지도
그러다 문득 든 생각!!
내가 이렇게 사랑하는 이 남자를 딴 여자도 좋다고 하면 어떡하지?
남이 들으면 웃을 소리에 난 너무나 진지했다.
나름의 고민을 여동생에게 털어놓자마자
'언니.. 나도 그 고민이야..'
왜 우리 두 자매는 이런 고민을 공통으로 하고 있는 거지?
상황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그냥 고민이다 웃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었다.
사랑해서 자유롭게 사는 게 아니라
사랑해서 의심하고 구속해서 살 초입으로 느껴졌다.
우리의 분석은 이렇다.
우리가 자라온 환경에서 아빠는 늘 바람을 피웠다.
기억하는 상대 여자가 손가락 개수를 넘는다.
엄마는 늘 전전긍긍이셨다.
일로 집에 늦게 들어온다거나
평소 입지 않는 옷을 입는다거나
아빠의 아주 작은 행동 변화를
모두 바람으로 연결시켰다.
그 과정이 우리 자매에게 모두 노출되었고
우린 원하지 않게 그런 해석 체계를 무의식에 탑재하게 된 것이다.
실제로 요즘 남편과 제부가 바빠지는 일로 집에 늦게 들어오기 시작한 시점과
내가 고민에 빠진 시기가
일치한다..
남편 문제가 아니라
내 문제였구나...
알고 나니 개선 지점이 보인다.
당장에 내 무의식을 고칠 순 없겠지만
그런 해석이 일어나는 지점을 알아챌 수 있게 하자.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일에 마음 쓰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온 마음을 기울이자.
난 그를 정말 사랑한다.
사랑이란 이유로 그를 구속하진 말자.
그건 좀 쿨~하지 못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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