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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엄마는 이런 말씀을 많이 하셨다.
엄마의 좋은 점만 보고 배워라!
내 절친 은영이의 외향적이고 싹싹한 면을 보면서
엄마는 또 이렇게 말씀하셨다.
은영이처럼 외향적으로 싹싹하게 굴어야 돼!
안타깝게도 난 내향인이었다.
친해진 사람과는 얼마든지 싹싹이든 쓱쓱이든 잘 지냈지만
낯선 타인과는 불가능했다.
엄마의 충고를 받아들이려 나름 노력도 했었다.
외향적으로 굴려고 온갖 에너지를 끌어다가 발산하고
재가 될 뻔했다..
나는 나의 어떤 면은 지독히도 싫었고
또 다른 어떤 면은 정말 고치고 싶었다.
엄마의 충고대로...
그런데
고치기 먼저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그런 나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이다.
좋다 나쁘다의 판단하기 이전에
나를 면밀히 관찰하고
아~ 이럴 때 나는 행복함을 느끼는구나.
아~ 이럴 때 나는 불쾌함을 느끼는구나.
아~ 나는 이렇구나.
나를 알아야 한다.
나는 내향인으로써 혼자 있는 시간을 통해 에너지를 채운다.
사람들이 많은 곳보다는 조용한 곳을 좋아한다.
남들이 내 머리카락을 만지는 것을 싫어한다. 내 아이들도 예외가 아니다.
정리는 잘 못하는데 먼지가 쌓여 있는 것은 싫어한다.
나는 본질을 추구하는 것을 좋아한다.
내 이런 모든 면면의 장단을 판단하기 이전에 인정했다.
그리고 그 면들이 드러나는 양상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아 이럴 땐 반응이 너무 크구나.
아 이럴땐 반응이 나이스하구나.
아 이럴땐 반응이 좀 신경질 적이구나.
이렇게 면밀히 관찰하면서 다듬어 나가기 시작한다.
내가 나를 관찰자로 바라볼 때
때론 영화보다 더 재미날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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