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늘 하루 중 일어난 사소한 이야기

나는 나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

by liogaddu 2025. 9. 22.
반응형

어렸을 때 엄마는 이런 말씀을 많이 하셨다.

엄마의 좋은 점만 보고 배워라!

 

내 절친 은영이의 외향적이고 싹싹한 면을 보면서

엄마는 또 이렇게 말씀하셨다.

은영이처럼 외향적으로 싹싹하게 굴어야 돼!

 

안타깝게도 난 내향인이었다.

친해진 사람과는 얼마든지 싹싹이든 쓱쓱이든 잘 지냈지만

낯선 타인과는 불가능했다.

 

엄마의 충고를 받아들이려 나름 노력도 했었다.

외향적으로 굴려고 온갖 에너지를 끌어다가 발산하고

재가 될 뻔했다..

 

나는 나의 어떤 면은 지독히도 싫었고

또 다른 어떤 면은 정말 고치고 싶었다.

엄마의 충고대로...

 

그런데

고치기 먼저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그런 나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이다.

좋다 나쁘다의 판단하기 이전에

나를 면밀히 관찰하고

아~ 이럴 때 나는 행복함을 느끼는구나.

아~ 이럴 때 나는 불쾌함을 느끼는구나.

아~ 나는 이렇구나.

나를 알아야 한다.

 

나는 내향인으로써 혼자 있는 시간을 통해 에너지를 채운다.

사람들이 많은 곳보다는 조용한 곳을 좋아한다.

남들이 내 머리카락을 만지는 것을 싫어한다. 내 아이들도 예외가 아니다.

정리는 잘 못하는데 먼지가 쌓여 있는 것은 싫어한다.

나는 본질을 추구하는 것을 좋아한다.

 

내 이런 모든 면면의 장단을 판단하기 이전에 인정했다.

그리고 그 면들이 드러나는 양상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아 이럴 땐 반응이 너무 크구나.

아 이럴땐 반응이 나이스하구나.

아 이럴땐 반응이 좀 신경질 적이구나.

이렇게 면밀히 관찰하면서 다듬어 나가기 시작한다.

 

내가 나를 관찰자로 바라볼 때

때론 영화보다 더 재미날 때가 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