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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중 일어난 사소한 이야기

“나는 술로 강해지려 했고, 술은 나를 바닥으로 교육했다”

by liogaddu 2025.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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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 이후로는 술을 절대 입에 대지 않는다.

십 년 넘게 이어져 오고 있으니 술맛이 기억나지도 않는다.

아빠는 엄청난 술고래였고,

엄마도 술을 좋아해 꽐라가 된 적이 3번 정도?

그 모습이 보기 싫어 꽐라 된 모습을 동영상 찍어 엄마에게 보여줬고

이후로 엄마는 절대 과하게 술을 드시지 않는다.

아마도 유전적으로는 술을 잘 마실 수 있도록 세팅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간혹 있는 연말 회식, 신년 회식, 친구들 모임 기타 등등에 늘 등장하는 술은

나에게 길가에 핀 잡초와 같다.

아~~~~~무 생각이 없으니 유혹도 절제도 필요 없는

그저 저절로 지나쳐지는 존재.

 

반드시라고는 할 수 없지만

높은 확률로 술은 문제를 일으킨다.

 

20대엔 여러 번 먹고 토하 고를 반복한 적이 있고,

센척하느라 맞지도 않는 독한 술을 연거푸 들이켰었고,

술 취함을 빙자해 내 속을 털어놨다가 낭패를 본 적도 있고,

두려워서 겁이 나서 술로 도망간 적도 있고,

많은 일들을 겪었었다.

술로 인해 손해 본 일이 꽤 될 것이다.

그러면서 알게 된 것은 술은 나를 절대 강하게 만들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렸을 땐 아마도 두려워서 나는 술을 마셨던 것 같다.

두려워한다는 걸 들키기 싫어서 아등바등 마셨었다.

그러나

맨 정신으로 겪어내면서

많이 무너졌지만 그래도 다시 일어나서 걸어가는 중이다.

적어도 무너지는 것이, 다시 일어날 수 있을지가 두렵지는 않다.

 

술을 끊어내고 가장 크게 얻은 것은

아마도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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