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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 이후로는 술을 절대 입에 대지 않는다.
십 년 넘게 이어져 오고 있으니 술맛이 기억나지도 않는다.
아빠는 엄청난 술고래였고,
엄마도 술을 좋아해 꽐라가 된 적이 3번 정도?
그 모습이 보기 싫어 꽐라 된 모습을 동영상 찍어 엄마에게 보여줬고
이후로 엄마는 절대 과하게 술을 드시지 않는다.
아마도 유전적으로는 술을 잘 마실 수 있도록 세팅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간혹 있는 연말 회식, 신년 회식, 친구들 모임 기타 등등에 늘 등장하는 술은
나에게 길가에 핀 잡초와 같다.
아~~~~~무 생각이 없으니 유혹도 절제도 필요 없는
그저 저절로 지나쳐지는 존재.
반드시라고는 할 수 없지만
높은 확률로 술은 문제를 일으킨다.
20대엔 여러 번 먹고 토하 고를 반복한 적이 있고,
센척하느라 맞지도 않는 독한 술을 연거푸 들이켰었고,
술 취함을 빙자해 내 속을 털어놨다가 낭패를 본 적도 있고,
두려워서 겁이 나서 술로 도망간 적도 있고,
많은 일들을 겪었었다.
술로 인해 손해 본 일이 꽤 될 것이다.
그러면서 알게 된 것은 술은 나를 절대 강하게 만들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렸을 땐 아마도 두려워서 나는 술을 마셨던 것 같다.
두려워한다는 걸 들키기 싫어서 아등바등 마셨었다.
그러나
맨 정신으로 겪어내면서
많이 무너졌지만 그래도 다시 일어나서 걸어가는 중이다.
적어도 무너지는 것이, 다시 일어날 수 있을지가 두렵지는 않다.
술을 끊어내고 가장 크게 얻은 것은
아마도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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