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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도' 사용 설명서

외도 사용 설명서 2- 무엇을 위한 집착인가

by liogaddu 2025. 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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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는 불안정 회피형.

그 여자는 불안정 집착형의 애정상태를 가지고 있다.

불안해지면 그 남자는 혼자 동굴로 끝도 없이 파고들고

불안해지면 그 여자는 지속해서 그 남자 곁을 파고든다.

 

그 남자는 살기 위해 도망가고

그 여자는 살기 위해 쫓는다.

그 남자는 쫓아오는 그녀를 원망하고

그 여자는 도망가는 그를 증오한다.

문제는 둘 다 끝도 없이 불안하고 결국 불행해진다는 것이다.

 

그 남자가 불행한 것은 쫓아오는 그녀 때문이 아니다.
그 여자가 불행한 것은 도망가는 그 때문이 아니다.

 

불안한 상황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나'자신 때문이다.

 

나는 어떤 상황에서 불안함을 느끼는가.

불안함을 느끼면 어떤 감정의 형태로 드러나는가. 짜증, 분노, 무기력, 화, 불안정 등등 패턴이 분명히 있다.

불안함으로 야기되는 내 상태를 내가 알아야 한다.

상대가 이런 행동을 할 때는 내가 화가 났는데 그것이 상대 때문이 아니라 그 행동이 나의 어떤 취약한 점을 건드렸기 때문이구나라고

내 안의 연결고리를 찾아야 한다.

 

 

며칠 전 출장을 다녀온 남편의 사진첩을 구경했다.

출장 중 에피소드와 사진을 함께 보니 더욱더 생생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남편의 잠바를 입고 일을 하는 여직원이 찍힌 사진이 있었다.

그 순간을 기억한다.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듯한 긴장감, 소름 끼침, 분노...

 

아빠는 늘 바람을 피웠다.

한 여자에게 정착하기까지 65년이 걸렸다.

아빠, 바람, 슬픈 엄마 등등의 레퍼토리.

상습외도자의 자식은 이런 상황에 길들여짐과 동시에 초예민한 감각이 발달하게 된다.

 

그 사진첩을 넘겨보며 내 초예민한 감각은 나를 집어삼킨다.

2초 안에 최악의 시나리오가 머릿속을 스쳐간다.

 

다행히도 난 나의 이런 특징을 아주 잘 알고 있다.

어떤 지점이 트리거가 되는지...

어떻게 나를 휘감는지...

그럼에도 나는 어떻게 매 순간을 살고 싶은지 역시 명확하다.

 

오랜 시간 아빠의 사랑을 갈구하며 애정결핍으로 이어지고 

그것이 내 존재의 결핍으로까지 연결되어

오랜 시간을

'쭈글이'로 지냈다.

쭈글이를 탈출하고, 알을 깨고 나오며 결심한 것이 있다.

다시는 

두 번 다시는

나를 남의 시선에 견주어서 바라보지 않겠다고!

나를 내가 가장 사랑해 주겠다고!

매일매일 연습했다.

매일매일 거울을 보며 세뇌시켰다.

 

폭발하려던 내 감정이 다시 차갑게 가라앉는다.

 

남편을 사랑하지만

나는 나를 더 사랑한다.

이유가 무엇이든

별거 아니다.

아무 문제없다.

나를 다독인다.

괜찮아.

내 인생에서 별거 아니야.

나는 늘 바람피우는 아빠로 고통받았던 엄마가 아니야.

나는 나야.

불안해하지 마.

별거 아니야.

 

문제 해결의 초점을 '나'에게 맞춘다.

그래야 해결가능하다. 가장 빠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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