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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생활 내내 외도를 했던 아빠.
70세를 넘긴 이후에는 잠잠하다.
노화가 진행된 탓일까?
그런 아빠를 둔 나와 내 여동생은
현재 40세를 넘겼다.
아빠의 길고 길었던 외도 생활은
두 딸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쳤다.
여동생과 난 각자 결혼을 하고
두명의 아이들을 키우고 있다.
문제라고 여겨지는 부분은
남들이 보면 아무 일도 아닌 부분에
우리는 예민해지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남편 입에서 나오는 여자 이름에 신경이 곤두선다.
주말에도 회사를 가야된다는 말에 신경이 곤두선다.
출장에서 돌아오는 장면에 여직원과 단둘이 입국하는 모습에 신경이 곤두선다.
후각이 예민한 나는
퇴근 후 돌아온 남편의 냄새가 늘상 같은지 변한건 없는지에 쓸데없이 내 예민한 후각능력을 투입한다.
즉 탐지를 하고 싶어서 하는게 아니라
자라온 환경으로 인해 무의식적으로 행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왜 이러지?
우리가 왜 이러지?
더이상 나는 나를 막지 않기로 했다.
단 무의식적으로 최악의 소설을 써내려가는 이 못된 습관을 멈추기로 했다.
이 못된 습관에 투입되는 내 에너지와 시간들이 아깝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바람을 피우는 아빠도 봐왔고
상습 외도자의 70세 이후의 모습도 봤다.
그 옆에서 힘들어하는 엄마도 봐왔고
그를 벗어나 홀가분하게 살고 있는 모습도 봤다.
가장 중요한 팩트는
그럼에도 우리의 삶은 이어진다.
그렇다면 어떤 생각으로 어떤 관점으로 내 삶을 이어갈 것인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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