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딸로 자랐다. 강한 엄마 밑에서
나와 달리 여동생은 반항을 했었다.
이해되지 않았다.
왜 저렇게 엄마 말을 안 듣지? 결국 혼날 텐데?
결국 여동생이 옳았다.
반항은 엄마의 시선에서 반항일 뿐
여동생은 자신의 시선으로 살고자 했을 뿐이었다.
그래야 사는 거니까!
반항하는 여동생의 행동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고 엄마에게 일러바쳤다.
등짝 스매싱을 날리는 엄마의 편의를 위해 여동생의 두 팔을 잡았다.
매번 치마 길이를 줄이는 여동생의 치마를 엄마에게 갖다 바쳤다.
와... 지금 생각하니 행동이 거의 일제 앞잡이 수준이다...
난 왜 그렇게 착한 딸이 되고 싶었을까?
나는 나로 존재해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다.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다.
집 나간 아빠, 불안함을 자식들을 통제하는 방식으로 덜어내는 엄마, 인정받으려고 안간힘 쓰는 애정결핍을 가진 나 등등의
평범한 가족 이슈로 진짜 중요한 것들을 놓치고 살았다.
내 나이 40살.
요즘 난 엄마 말을 듣지 않는다.
가끔은 들어도 될만한데 거부감부터 든다.
착한 딸로 산 부작용이 뒤늦게 찾아왔다.
단순히 싫다의 감정으로만 살아서는 안된다는 걸 안다.
그건 싫어 그러면 어떻게 할 건데?
그 부분을 채워나가는 중이다.
독서하며 받아들이고 내 걸로 승화시키고 실행한다.
아이 둘은 마냥 착하게 키우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다.
내 에너지가 떨어지는 순간엔 나도 모르게 착하고 얌전하게 굴길 바라기도 한다.
아! 정신 차려!
내 존재 자체로 인정받는 경험이 나를 살게 하고, 그 경험의 확장이 타인을 배려하게 만든다.
개념만으로도 너무나 어려운...
그래도 그렇게 살아야 사는 것 같다는 걸 이제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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