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나에겐 그림자가 있다.
유년시절, 20대, 30대까지도 그림자를 숨기기에 바빴다.
들키고 싶지 않았다.
들키지 않기 위해 온 에너지를 집중했다.
그러니 그림자에 관련된 모든 말과 행동과 시선에 초 예민했다.
숨겨졌을까?
지금 알게 된 것은
숨기고 싶은 내용 자체보다 숨기려고 하는 모든 상태들을 들켰다.
남들에겐 평소엔 평온하다 특정 주제에만 예민하게 구는 사람으로 비칠 뿐이었다.
내 그림자가 나에게 치명적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들키면 내가 없어질 거 같아 두려웠다.
숨기려고 동원하는 내 모든 시간과 에너지들의 투입대비 얻게 된 것은
두려움뿐이었다.
많은 시간들이 흘렀다.
그 당시에는 너무 커서 전부인 줄 알았던 많은 사건들이
지금은 별거 아닌 걸로 드러났다.
또 다른 지금의 사건들이 내 그림자인 양 벌어지고 있다.
난 또 숨겨야 하나?
일생일대의 큰 결심을 했다.
나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부족한 점 많고
문제도 많고
모난 부분도 많고
서툰 것 투성이인 나를
'부분'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그 모든 내 그림자들이 나인 것은 맞지만
내 전부 인 것은 아니다.
부분과 전체를 구별하기로 했다.
내 그림자는 여전히 나와 공존하지만
지금은 딱히 크게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남들이 무심코 건드리는 시선에
더 이상 쫄고 버럭하고 예민해지지 않는다.
그렇게 조금은 나에게 관대해지고 너그러워진다.
내가 좋아지기 시작한다.
반응형
'더 나은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의 말에 화가 난다면 꼭 읽어봐야 할 글 (0) | 2024.04.18 |
---|---|
강한 여자 VS 진짜 강한 여자 (0) | 2024.04.15 |
집에 엄마의 공간이 있어야 하는 이유 (2) | 2024.03.27 |
엄마한테 오만원 주면서 든 생각. (2) | 2024.03.22 |
약해도 괜찮다. (0) | 2024.03.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