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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생활 구하기

“남편의 자켓 사건은 배신이 아니라… 내가 깨어나는 신호였다.”

by liogaddu 2025.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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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확실히 달라졌다.

남편의 잠바사건 전과 후로 나뉜다.

남편이 출장을 다녀온 후 내 여동생과 함께 한 식사자리에서

남편의 잠바를 입은 다른 여직원과 함께 찍은 사진을 본 사건을

잠바사건이라 칭한다.

 

부모의 불화 속에서 자란 나는

내가 자란 시절을 부인할 만큼, 지워버리고 싶을 만큼

나와 가정에 충실한 남편과 잘 살고 있다는 

난 사랑받으면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부풀어진 믿음과 자기 위안을 삼으며 살고 있었다.

 

그러다 보게 된 사진 한장으로

내가 만든 거짓 세상이 무너졌다.

이 얼마나 연약한 세계인가!

 

처참하게 무너진 세계를

제대로 돌아보며 나는 인정했다.

남편은 내가 원하는 욕구를 채워줄 수 없다는 것을.

내가 채우고 싶은 욕구 또한 부질없다는 것을.

세상은 내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내가 진짜 원하는 믿음과 위안은 결코 남으로 채워질 수 없다.

또 남이 내가 원하는 것을 채워줄 필요도 없다.

그것을 요구할 권리도 의무도 없다.

 

지난주 시어머님이 방문하셔서 함께 2박 3일을 보냈다.

편한 주말은 아니었다. 확실히.

그러나 힘들지도 않았다.

내가 이 정도 했으니 너도 내가 원하는 해줘라고 남편에게 요구하지 않았다.

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했다.

시어머나나 남편을 위해 그런 것이 아니었다.

주체는 나였다.

기꺼이 했다.

그러고 나니 미련도 아쉬움도 없다.

 

그렇다.

나는 이제 내 욕망으로 가득 찬 가짜 세계를 기준으로 두고 행동하지 않는다.

진짜 세계를 직시하며

내가 해야 할 것에 집중한다.

그렇게 나의 시간을 보내야 후회와 미련이 없다.

그렇게 보내는 시간들의 합이

나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렇게 살아가는 게 재미있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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