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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중 일어난 사소한 이야기

발목 골절 이후 보이는 세상.

by liogaddu 2025.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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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발목에 금이 가서 반깁스를 하고 다닌지 일주일이 지났다.

제법 반깁스에 익숙해지고 있지만

주 3회 이상은 꼭 7km를 달려왔던 터라

앞으로 3달 이상은 달릴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불편으로 다가왔다.

 

다치고 치료를 받으면서 스스로 다짐한 것이 있다.

절대로 지금의 다친 상황을 불평하지 않는다!

달릴 수도 없고, 이동하는 것도 불편하고, 불평을 하자면 끝이 없기에

깁스를 한 다리를 가지고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기로 마음먹었다.

 

운동은 하루를 시작하는데 큰 의의가 있기에 하루도 빠뜨릴 수 없었다.

상체 운동과 순환을 도와주는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방향을 트니 다른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땀이 줄줄 나고, 무거운 아령을 들며 끙끙거리며 운동을 해야 제대로 운동을 했다고 여겼는데

림프 순환에 초점을 맞추어 스트레칭을 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다소 무거웠던 운동에 비해 더 쉬워서 운동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지는 것을 느낀다.

운동을 더 내 삶에 녹아들게 할 수 있겠구나! 새로운 시선들이 보인다.

 

아침마다 가기 싫다고 칭얼거리는 4세인 둘째를 늘 안고서 어린이집에 다녔었는데

다친 이후로는 안을 수 없다는 것을 설명하고 걸어 다니기 시작했다.

놀라운 건 둘째는 그 현실을 이틀 만에 완전히 받아들였다!

 

자기 전 깁스를 풀고 자리에 누워 다리를 관찰한다.

모델 다리에 비해 휘고, 털도 많고, 점도 많고, 부족한 다리로만 봤었는데

그저 걸을 수 있는 다리는 감사하고, 낫고 있는 다리에 행복하다.

그래도 난 3개월 뒤면 다시 온전하게 걸을 수 있잖아!

 

문제를 직면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관점'이다.

 

좌절과 실패와 분노와 불평으로만 바라보기 시작하면

내 삶 전체가 그 길로 빠진다.

지금 할 수 있는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추고 하나하나 해나가면

그만큼 새로운 길이 더불어 열린다.

 

난 머리로만 알던 지식을

반깁스를 하며 가슴으로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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