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없이 가벼운 그녀가 1년만에 이혼한 이유

친척 동생 수은이.

수은이보다 한 살 어린 동생 수진이.

수은이는 재작년 결혼하고 올해 초 이혼을 했다.

이 안타까운 소식을 수진이 결혼식장에서 들었다.

 

수은이는 한없이 맑고 가볍다.

가끔 만나면 대화는 전남편 혁이로 시작해서 혁이로 끝났다.

우리 혁이는, 우리 혁이가, 근데 언니 혁이는~

놀랍도록 혁이에게 의존적이었다.

수은이의 대화를 듣는 내내 '수은아 니 생각은 없니?' 이 생각뿐이었다.

 

친절하고 가정적인 남편에 새 생명까지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일 수진이와 이혼한 자신의 처지를 대비시켜 더 낙담하진 않을까 내심 걱정되던 차에 문자를 보냈다.

 

수은아. 넌 아직 너무 젊고 이혼이 대단한 일이 아닌 것은 팩트야.

하지만 마냥 다른 남자로 너의 외로움과 시간을 채우려고 하기보단

지금이야 말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너를 좀 더 알아가고 채우고 보듬고 깊어지는 시간을 가져보는 게 어때?

그렇게 스스로 단단해지면 분명 좋은 남자가 널 알아보고 너도 그를 알아볼꺼야.

 

내 친동생이 아니기에 나름 언어순화에 말투까지 신경을 매우 써서 다정하게 보내려 노력했다.

 

수은이의 너무나 가벼운 대답.

언니! 오빠들이 내가 남자보는 눈이 없다고 남자를 많이 만나봐야 된다는데?

 

수진이를 통해 전해 듣기로는

자주 제부에게 남자를 소개시켜 달라고 부탁한다고 한다...

 

 

 

과거 정서적으로 방황하던 시기엔

오는 남자 다 붙잡고 가려는 남자 괴롭히고 난리를 쳤었다.

채워지지 않는 허기를 상대를 통해 채우려하니 될리가 있나.

허기의 정체도 모르니 막막함에 더 상대에게 애걸복걸.

그 상태를 들키지 않으려는 쎈 척을 입힌 발광.

 

 

폭풍 같던 시기를 지나왔기에 방황하는 수은이가 가여워서 마음에 남는다.

곧 수진이와 함께 우리 집에 놀러온다고 하는데

그래도 만나면 잘 풀어 설명해줘야지

욕하지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