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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 어린시절의 결핍이 결혼 생활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결심.

by liogaddu 2023.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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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남편과 연애하던 시절 정신적으로 남편을 끊임없이 괴롭혔다.

이유는

 

날 사랑하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나로 인해 괴로워하면 난 안심했다.

아~ 날 사랑하는구나 남편은 괴로워서 잠 못 이룰 때, 난 사랑을 확인하고 안심하고 두 다리 쭉~ 뻗고 꿀잠을 잤다.

주기적으로 반복했었다.

 

우리 연애의 끝은 결혼이었다.

 

난 더이상 주기적으로 사랑을 확인하기 위해 남편을 괴롭히지 않는다.

나 스스로의 결핍을 인정했고 채우기 위해 책을 파고 행동을 교정하고 적용하며 구멍을 메꿔갔다.

라고 착각했다.

 

며칠 전 우린 크게 싸웠다.

싸움의 끝에 난 분노했고 침묵했다.

결혼 후 처음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친정으로 도피했다.

남편 얼굴을 보면 화가 치밀어 거리를 두고 싶었다.

 

그뿐이었는데

그 행동을 남편은 심각하게 해석하고 받아들이고

상처를 받았다.

 

오늘 점심을 먹으며 그 상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이야기의 시작은 [잠들어 있는 성공시스템을 깨워라-브라이언 트레이지]중 성공적인 결혼 생활에 대한 구절을 읽고 남편에게 건네게 된 것이다.

상대방을 믿고 자신을 온전히 맡긴다.

배우자와 성공적인 관계를 맺는 세 번째 법칙은 두 사람이 서로의 관계에 자신의 모두를 온전히 맡기는 것이다. 모든 것을 맡기려면 무슨 일이 있더라도 그 관계를 성공시키겠다는 진심에서 우러난 결단이 필요하다. 두 사람의 기본적인 가치관과 태도가 비슷하고 기질이 균형을 이루고 있으면 일생 동안 서로에게 충실하는 것이 훨씬 쉽다. 자신을 모두 건다는 것은 두 사람 중 어느 쪽도 결코 헤어지거나 이혼하는 것은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하며, 이 관계를 성공시키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은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예 다른 대안으로 가는 다리를 태워 없애버리는 셈이다.
많은 사람이 예전의 인간관계에서 상처를 받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새로운 인간관계에 자신을 모두 맡기는 것을 피한다. 사람들은 다른 대안을 마련해 두면 정신적인 상처를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그것이 문제다. 자신의 모든 것을 배우자와의 관계에 걸지 못하기 때문에 예외 없이 자신이 두려워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두 사람 사이에는 필연적으로 문제가 발생하는데, 그때 어떻게 해서든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생각하지 않고 헤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 관계는 점점 악화된다.
스콧 펙은 [아직도 가야 할 길 the road les traveled]에서 사랑을 멋지게 정의 내렸다. 그는 "사랑이란 상대방에게 있는 잠재력을 100퍼센트 발휘할 수 있도록 나의 모든 것을 거는 것"이라고 말한다. 상대방을 진심으로 사랑하면 그가 잠재력을 100퍼센트 발휘해서 최고의 모습이 되기를 바라게 된다. 상대방이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지원하는데 아주 조그마한 망설임이라도 있다면 진정한 사랑이라고 보기 어렵다.
 인간의 멋진 점은 다른 대안을 모두 버리고 진심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상대방에게 걸 때만 정서적으로 자유로워질 수 있다. 오직 그때만 인간으로서 발전하는 데 필요한 높은 수준의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다.

관계에 대해 어느 정도 성숙하게 대처하게 됐다고 믿었었는데 머리를 한 대 크게 맞았다.

 

아 내가 온전히 남편에 대해 나를 걸었나?

그 싸움에서 분노한 상태에서 난 '그래 애들은 내가 잘 키운다 반드시 두고 봐라'라고 생각했었다. 헤어짐을 염두한 생각이었다. 

 

위의 책의 구절에서 [자신을 모두 건다는 것은 두 사람 어느 쪽도 결코 헤어지거나 이혼한다는 것은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하며, 이 관계를 성공시키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은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예 다른 대안으로 가는 다리를 태워 없애버리는 셈이다]를 위반한 생각과 행동이었다.

깊은 반성과 깨달음이 순간 몰아쳤다.

 

화장실에서 볼 일 중인 남편에게 책을 건넸다. 표시한 부분만 빨리 읽어보라고

난 바로 남편에게 사과했다.

말로는 자기와의 사랑만을 영원히 지속할 것처럼 떠들어 댔지만 사고와 행동은 그러지 못했음을.

어린 시절의 상처와 결핍으로 사랑과 관계를 풀어나가는 부분은 아직도 초보임을.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했지만 아직도 부족함을 인정했다.

 

어떻게 한 번 뿐인 인생을 제대로 살아갈지 거기에 꽂혀서 각종 책을 읽어보고 찾아보는 와중 

가장 중요한 남편과의 관계를 감히 다 안다고 잘하고 있다고 안심하며 뒤로 미뤄두고 있었음을

진심으로 사과했다.

 

유년시절 아빠로 인한 사랑의 결핍과 상처가 내 청소년기와 이후 성인기까지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중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나의 에너지를 제대로 쏟아내는 방법을 배우지 못하고 그저 아빠의 기대치를 채우면(아빠에게 받는 인정만이 그 당시 삶의 중요한 목표였다) 된다고 생각하며 그것만을 위해 살았던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원망과 후회보다는 나를 제대로 쏟아내고 장렬한 죽음을 맞이하겠다는 하나의 목표만을 세워서 달려 나가는 중이다.

그 목표 안에 잠시 사랑하는 남편과의 관계를 뒷전으로 두었던 것을 진심으로 사과한다.

 

당신을 알게 되고 당신만을 사랑하게 된 것이 정말 큰 행운인 것을 알아.

당신의 깊고 넓은 사랑이 날 깨우고 방향을 가르쳐주고 사랑을 가르쳐 준 것을 알아.

나 역시 당신에게 배운 대로 당신과의 관계를 성공시키는 것 이외엔 다른 대안은 없다는 것을 알아.

 

존경하고 감사하고 사랑해 태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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