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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 말대답을 기쁘게 볼 이유

by liogaddu 2023.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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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엄마는 옳은 말이 말대답이라고

 

엄마 말에 토 다는 것을 굉장히 싫어하셨다.

 

혼나긴 싫었고 난 순응적인 기질을 타고나 내 생각을 말하고 싶은 순간엔 입을 꾹 닫아야 했다.

 

그런 상황은 반복됐고 그렇게 학습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엄마 말이 틀릴 때도

 

그냥 참았다.

 

그래야 안 혼나고 엄마한테 착한 딸이니까

 

 

고등학교 1학년때 만나 지금까지도 절친인 내 친구는

 

내가 화가 나 폭발하는 시점에 두려움에 떨었다.

 

정말 융단 폭격하듯이 퍼붓기 때문에...

 

문제는 평소에는 그저 나긋나긋하다가 갑자기 폭발하는 시점을 예상할 수 없다는 것이다.

 

괴로운 회사 생활을 하면서 마지막에 사장이 내게 했던 말이 있다.

 

넌 왜 이렇게 억울해하냐.

 

억울해 한다.. 내가?

 

난 왜 억울한 거지?

 

억울해서 울분이 있고 그 울분을 화라는 엄청난 감정을 섞어 폭발시킨다.

 

절친은 그런 날 참아주고 받아 줄 수 있다.

 

남편은 그런 날 받아주고 가여워해 주고 위로해 줄 수 있다.

 

그런데 사회는?

 

그럴 필요가 없다. 폭발한 이유가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결국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적당하게 유연하게 하지 못하고 어긋난 타이밍에 잘못된 방식으로 표출된 것이다!

 

사장에게 자신감 깎아내리는 모진 소리를 듣는 와중에 내가 억울해한다는 것은 진실임을 알았다.

 

그것이 문제임을 인식했다.

 

어렸을 때부터 적절한 상황에 내 의견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 채 성장한 것이다.

 

참아진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결국 쌓이고 그 쌓인 화는 분노로 표현될 뿐이었던 것이다!

 

엄마.. 나 말 좀 하게 두지 그랬어..

 

 

지금은

 

연습 중이다.

 

이미 고정된 감정의 메커니즘을 의식적으로 조절한다는 것이 쉽지 않기에

 

또 습관적으로 이어지는 패턴이기에

 

바꾼다는 것이 정말 어렵지만..

 

나이 마흔에도 여전히 감정에 지배당한 채 그저 쏟아내는 것이 소통인 양

 

참아내고 있다는 게 자랑인 양

 

그렇게 살아선 안된다.

 

내가 바뀌지 않으면 내 아이들도 그렇게 배울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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