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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어머니를 좋아한다.
시어머니도 나를 좋아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둘은 왜 사이가 좋을까?
결혼한 지 6년.
늘 좋았던 것은 아닐 거다.
남편의 집 문화에 난 굉장히 이질적이었고
처음엔 잘 보이려 억지로 노력했었다.
그 스스로 만든 노력에 지쳐 집으로 돌아오는 길엔 늘 기진맥진.
결혼 3년 차에 억지로 만든 노력을 집어치웠다.
마음 가는 대로 자연스럽게 행동했다.
불편한 건 남편을 통해 간접적으로 의사를 표현했고
좋은 것은 활짝 받아들였다.
며느리란 역할로서가 아니라 나란 사람으로 어머니께 다가갔다.
내 매력 자체로 어머니께 통할(?)거란 자신이 있었다.
내가 편해지니 어머니와의 관계도 편해졌다.
이번 추석에 오래 머물면서 어머니와 새벽까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 듣고 내가 느낀 것은
어머닌 정말 따뜻한 분이시구나.
어머닌 정말 책임감이 강한 분이시구나.
어머닌 정말 책임감에 에너지를 쏟아내셨구나.
어머니 인생에 스스로 자부심을 가져도 되겠구나
내가 느낀 것보다 더 낮추어서 본인을 생각하고 계신 게 안타깝기도 하다.
난 따뜻한 마음을 따뜻하게 표현하는 사람에게 강하게 끌린다.
난 따뜻한 마음을 표현하는 게 서툴기 때문에
내 하나뿐인 절친도 그렇고
내 남편도 그렇다.
아마 어머니를 좋아하는 이유도 그런 것 같다.
결혼한다고 처음 인사드릴 때 정말 반갑게 맞아 주신 기억이 생생하다.
그 환호의 따스함을 온몸으로 기억한다.
나에게 '시어머니'란 단어가 어색하다.
그냥 나에겐 '어머니'였다. 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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